[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칼을 뽑은 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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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59기 도전 3국 10 보(92∼102)

흑 ○는 어떻게든 백을 분리시켜 국면을 복잡하게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백은 여유 있게 92를 선수하고 94로 뛰어 “흑이 더 곤란하지 않으냐”고 말하는 듯하다.

하변 백은 이미 살아 있다. 잡으러 가려면 당장 흑 1, 3으로 파호해야 하는데 참고 1도 백 12까지 하변에서 한 집을 내는 수가 있다.

흑 97은 급박한 현 상황에서 한가한 끝내기를 한 완착 같지만 이런 곳을 놓치지 않아야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참고 2도를 보자. 흑 97을 두지 않으면 거꾸로 백이 1, 3으로 젖혀 잇는다. 이 그림을 실전과 비교해 보면 나중에 백 ‘가’로 붙이는 수까지 포함해 20집 정도 차이가 난다. 지금 국면에선 이만큼 큰 곳이 없다.

흑은 97로 일단 실리에서 앞서간 뒤 백이 중앙 흑의 엷음을 추궁할 때 역전 기회를 잡아 보겠다는 심산이다.

백도 102로 칼을 뽑는다. 실리를 내준 대가를 중앙 흑 두 점 공격으로 찾겠다는 뜻이다. 예상은 했지만 아프긴 매한가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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