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교대출신 임용… 대학원-전문직 선발 등 다양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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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최악의 性比 불균형]교육계 女超현상 해결 방안
獨, 사범대 남학생 초등교에 파견… 美, 소수인종 남성교사 특별채용

교육 현장의 ‘여초(女超)’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미국 등 선진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독일 초등학교의 남성 교사 비율이 평균 12∼14%로 여초 현상이 심하다고 지난해 1월 보도했다. 독일에도 남성 교사가 아예 없는 초등학교가 많다. 슈피겔은 어린이들은 이미 남성 교사가 없는 현실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아이를 돌보는 것은 남성의 일이 아니다”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판티니 독일 브레멘대 교수는 ‘남성 교사를 빌려라(Rent a Teacherman)’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교육청으로부터 매년 1만 유로(약 1300만 원)를 지원받아 남성 사범대학생을 남성 교사가 없는 학교에 보내 매달 10시간씩 근무하게 한다. 학교 현장으로 간 남학생들은 축구나 연극 동아리 지도를 맡고, 여성 교사의 수업을 돕는다. 브레멘대를 비롯해 다른 대학에서도 남학생들에게 직업예비교육과 현장 경험을 권한다. 이들에게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최근 미국 뉴욕 시는 소수 계층의 남성 교사 1000명을 특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 성별, 인종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의 경우 학교 현장의 유색인종 남학생 비율은 43%인 데 반해 같은 조건의 남성 교사는 8%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전혀 다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의 교원 임용 제도로는 남성 교사가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교대를 나와야만 초등 교사가 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국가에는 없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여성성이 강하다는 인식 때문에 교대 신입생 중 남자 비율이 낮다. 2014년 국내 교대의 남학생 입학률은 29.2%로 최근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는 대학원이나 전문직 출신 등 다양한 통로로 교사를 채용해 남성 교사 확보 가능성이 많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
#초등교사#성비 불균형#여교사#남교사#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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