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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삼성문화재단 ‘아트스펙트럼 2016’전

입력 2016-05-10 03:00업데이트 2016-05-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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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10팀, 회화 영상 등 40여점 선봬
옥인 콜렉티브의 ‘아트스펙트랄’. 관람객이 앉아 쉴 수 있는 마루와 읽을거리, 찜질용 쌀 주머니와 그것을 데울 전자레인지를 작품으로 내놓았다. 리움 제공
TV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의 맹점은 스튜디오 녹화방송과 생방송의 간극이다. 사운드 보정 유무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대형 무대에 선 신인의 역량 부족 탓도 있다. 8월 7일까지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아트스펙트럼 2016’전은 그런 생방송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몸집에 비해 지나치게 큰 옷을 걸친 작품들이 너른 전시공간을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채 헛돈다.

‘아트스펙트럼’은 삼성문화재단이 2001년 시작해 2년마다 여는 신진작가 지원 기획전이다. 성장 잠재력을 지닌 젊은 작가 10팀에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2014년부터는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을 만들어 전시기간 중반에 선정된 수상자에게 상금 3000만 원을 준다.

올해는 김영은 박경근 박민하 백정기 안동일, 옥인 콜렉티브, 옵티컬 레이스, 이호인, 제인 진 카이젠, 최해리 등 10팀이 선정됐다. 30대 작가들이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각자의 소통 도구를 드러낸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지하 전시실 한쪽에 배치된 옥인 콜렉티브(이정민 진시우 김화용)의 ‘아트 스펙트랄’은 이 젊은 작가들이 공통으로 품고 있는 고민의 양상을 보여준다. 이들이 내놓은 작품은 거대한 나무 마루다. 그 옆에 전자레인지 한 대를 놓고 쌀이 든 헝겊주머니 여러 개를 쌓아놓았다. ‘쌀 주머니를 2분간 가열하면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안내도 붙였다. “예술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작가들의 고민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미혼 남녀가 결혼해 중산층 가족을 이룰 수 있는 조합을 탐구한 옵티컬 레이스(김형재, 박재현)의 설치작품 ‘가족계획’ 역시 “예술로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소리를 계량해 시각화하기도 하고, 군 조직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관찰하거나, 전통 회화를 재구성하고, 근대사를 재조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작품을 통해 던지는 질문에는 치밀한 결기보다 허탈한 안간힘이 강하게 전해진다. 질문하는 작가가 이미 내린 결론의 방향을, 관람객은 또렷이 읽을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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