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南, 살인·범죄 난무 인간생지옥”흑색선전 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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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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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기사와 관계없는 꽃제비 자료사진/대북소식통(동아DB)
사진제공=기사와 관계없는 꽃제비 자료사진/대북소식통(동아DB)
북한이 주민들을 상대로 한국 사회를 헐뜯는 ‘흑색선전’ 강연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당국이 한국의 자본주의 사회문제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사건을 꼽으면서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최근 한국에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사건을 ‘애기집’이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소개하고 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얼마 전 중앙의 지시에 따라 전국에 조직별 시국강연이 진행됐다”면서 “강연의 제목은 ‘애기집’으로 최근 남조선에서 발생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사건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강연 내용은 남조선은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이며 사람이 살지 못할 세상이라고 묘사한 내용이다. 남한을 살인과 범죄가 난무하는 인간생지옥”이라고 선전했다며 “남조선은 부모와 자식 간의 끔찍한 사건들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곳이며 주민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흑색선전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이 같은 강연은 오히려 주민들 속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아동학대사건과 같은 사회문제를 언론에 낱낱이 공개하고 비판할 수 있는 남조선 사회의 분위기를 오히려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조선을 비방하려고 ‘애기집’ 강연을 조직했겠지만, 북한에는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이 얼마나 많으냐”면서 “먹을 게 없어 험악한 처지에 몰리고 학대당하는 수많은 꽃제비(집 없이 떠돌면서 구걸하는 가난한 북한 어린이)들은 어떻게 설명할거냐”고 반문했다.

현지 주민들은 “우리도 수많은 아동학대 사건을 숨김없이 공개한다면 남조선에 비할 바 없이 충격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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