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면 되게 하는게 아산의 철학”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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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탄생 100주년 심포지엄-사진전

“저 수영복 사진은 서울 장충동 집에 살 때 뚝섬에 가서 찍은 겁니다. 젤 키가 작은 게 전데요. 수영복은 어머니가 비닐을 잘라서 대충 만들어 준 것으로 기억합니다.”

23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 이날 인사말을 하러 나온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대형 화면에 가족사진을 띄우면서 아버지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과의 추억,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단칸방 시절에 어머니가 겪었던 어려움, 촉망 받던 삼촌(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이 독일 유학 중에 사고로 사망하면서 느꼈던 가족의 충격을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정 이사장은 “아버님은 평소 ‘특별한 철학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누군가 안 된다고 하면 그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노력하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날 행사에서 경영과 인문학 분야의 교수진 20명은 ‘아산, 그 새로운 울림: 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들은 ‘얼과 꿈’, ‘사랑과 삶’, ‘살림과 일’, ‘나라와 훗날’ 등 4개 주제별로 구성된 ‘아산 연구총서’ 4권도 발간했다. 정진홍 울산대 아산리더십연구원 원장은 “그의 업적에 압도돼 그를 초인으로 박제화하거나 감동하는 것을 넘어 그가 여전히 살아갈 수 있게 역사적 맥락에서 재해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박태원 울산대 교수(철학)는 아산이 성공한 한 요인으로 농경사회에서 상공업사회로 전환되는 한국사회에서 기업을 가족화한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구성원의 관계를 농경시대의 가족과도 같은 관계로 전환한 것이 사업 성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아산의 학습 능력도 주목받았다. 강대중 서울대 교수(교육학과)는 “아산이 자서전 첫머리에서 밝힌 ‘나는 평생 학습을 지속한 사람이다’라는 말에 주목했다”며 “현대라는 기업의 확장과 성공에는 집단학습을 유도해서 이 지식을 조직 안으로 흡수한 것에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관계와 재계 언론계 학계 사회단체 및 가족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그랜드하얏트호텔 리젠시룸에서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사진전’이 진행됐다. 사진전은 아산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90여 점의 사진이 6개의 전시존으로 구분돼 24일까지 전시된다.

정세진 mint4a@donga.com·김성규 기자 
#정주영 탄생 100주년#정몽준#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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