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도시와 농촌을 잇는 재능 나눔의 큰 물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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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한적한 농촌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농촌 마을에 모처럼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특색 없던 학교 담장이 형형색색의 문양과 그림이 가득한 작품으로 탈바꿈하고, 보기에도 위험천만했던 낡은 집들이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쳐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콘서트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으며, 농촌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각종 캠프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각자의 재능을 농촌 주민들과 함께 하려는 도시민들이 늘면서 생겨난 변화다. 과거 의료봉사와 대학생 봉사활동 등 특정 영역에 국한됐던 도시민의 농촌봉사활동이 많은 사람의 참여를 바탕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활동을 함께 하면서 노후주택 수리와 벽화 그리기, 각종 예술공연, 초중고교생 대상 캠프, 무료 법률지원 등으로 활동분야도 다양해졌다.

도농교류 활성화 위해 2011년 추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도하고 있는 농촌재능나눔 사업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공동화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농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이 사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해왔다. 도시의 재능기부자와 농촌의 수혜마을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자체와 사회봉사단체·직능단체 등을 공모해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250여 개 단체를 선정해 활동비를 지원했으며, 재능나눔에 참여 의사를 표시한 인원만 모두 5만3000여 명에 이른다.

꾸준한 활동 덕분에 농촌재능나눔에 대한 사회적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농촌재능나눔에 대한 인지도는 65.8%로 나타났다. 기업이나 단체를 통해 참여 의사를 표시한 응답자도 전년 대비 24.5%포인트 증가한 86%에 달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농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농식품부의 적절한 정책적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로 풀이된다.

자발적으로 연중 꾸준히 재능 기부


최근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한 재능나눔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지속성이다. 여름 휴가철 등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직능단체와 자발적 모임을 중심으로 연중 꾸준히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1만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네오맨’은 매달 두세 차례 농촌지역을 찾아 벽화 그리기와 집 고쳐주기 활동 등을 벌인다. 한의사가 중심이 된 ‘굿닥터스나눔단’은 한겨울을 빼면 매달 의료활동에 나서고 있고, 집수리와 예술공연 등을 통해 꾸준히 재능을 나누는 전문가들도 수백 명에 달한다. 농식품부가 농촌재능나눔의 창구로 운영하고 있는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를 찾는 이용자 또한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07년부터 대학생들을 이끌고 농촌 노후주택 수리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는 윤충열 원광대 교수(건축학)는 “농촌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노인과 다문화가정을 중심으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면서 “자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얻는 만족도 큰 만큼 재능 나눔이야말로 진정한 도농상생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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