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비공개에 ‘정보 공유’로 맞선 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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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비상/서울 방역망 구멍] IT종사자 ‘메르스 병원 지도’ 개발
보도-제보 토대로 작성… 접속 폭주

정부가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한 프로그래머가 만든 ‘메르스 확산 지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정부의 정보 비공개 방침에 시민들이 집단 대응에 나선 셈이다.

4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유되는 ‘메르스 확산 지도(mersmap.com)’는 전국 지도 화면에 빨간색 화살표로 메르스 환자가 진료,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격리된 병원을 표시한 것이다. 표시된 지역에 마우스 커서를 놓고 클릭하면 병원명과 주소, 확진 일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4일 오후 8시 현재 2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수천 명 단위로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수차례 서버 증설을 했을 정도다.

이 사이트는 정보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거나 제보를 토대로 증명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자료를 제공한다. 제보는 이메일(mersmapreport@gmail.com)로 받는다. 제보된 내용이 루머일 경우에 대비해 다른 누리꾼들이 사실 여부를 신고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까지 마련했다. 관리자는 5번 이상 루머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정보를 삭제하기로 했다. 더불어 무분별한 루머 신고를 막기 위해 페이스북 로그인을 전제로 신고할 수 있게 했다.

해당 사이트를 만든 것은 정보기술(IT) 기업인 ‘데이터스퀘어’의 박순영 대표이사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개인 SNS를 통해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기침 소리가 들려 고심이 깊어졌다”며 “요새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 지도에 모아봤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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