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대포통장 양상 변해…선불폰-법인명의 계좌 악용 경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1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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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차명 휴대전화(일명 대포폰)와 차명계좌(대포통장)의 개설 경로가 바뀌고 있다. 대포폰은 일반 통신사업자 대신 별정통신사의 선불폰을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대포통장은 법인 명의 계좌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3월 16일부터 두 달 동안 대포폰과 대포통장, 차명 자동차(대포차) 등을 특별 단속한 결과 총 1만7139건의 불법 차명 물건과 5325명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종류별로는 대포통장(8894개)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포차(4248개), 대포폰(3997개) 등의 순이었다.

단속 결과 알뜰폰(MVNO) 사업자 망을 사용하는 선불폰을 대포폰으로 악용하는 경향이 올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대포폰 10대 중 6대가 넘는 62.2%가 MVNO에서 개설한 선불폰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포폰 중 선불폰 비율은 13.0%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선불폰은 외국인이나 신용불량자도 쉽게 개설할 수 있어 개설 후에 대포폰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16.6%)과 KT(11.2%), LG유플러스(9.3%) 등 통신 3사에서 개설한 대포폰은 줄었다.

대포통장은 법인 명의 계좌가 급증했다. 단속 기간 적발된 대포통장 중 19.6%가 법인 명의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보다 5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신한은행(1260개)에서 개설한 대포통장이 가장 많았고 이어 농협(1128개), 국민은행(1017개), 우리은행(857개) 등의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한 대포물건 현황과 바뀌는 개설 경로를 금융감독원과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 부처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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