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베를린까지 1만4400km… ‘통일의 꿈’이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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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친선특급 7월 14일 출발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특별 열차가 운행된다. 외교부와 코레일은 ‘유라시아 친선특급 2015’ 운행이 7월 14일부터 8월 2일까지 실시된다고 19일 발표했다. 부산과 목포에서 시작되는 친선특급은 러시아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까지 이르는 19박 20일의 대장정이다. 중국, 몽골을 지나는 별도의 노선도 운행돼 러시아에서 합류한다. 당초 남북한 관통 열차를 추진했으나 북한과 협의가 안 돼 불발됐다. 이번 친선특급 열차가 운행하는 거리는 총 1만4400km로 지구 둘레의 약 3분의 1, 서울∼부산 거리의 33배에 해당한다. 이번 친선특급에는 정재계와 학계 문화계 인사가 참여하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박철민 외교부 유럽국장은 “이번 친선특급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현하기 위한 대표 사업으로 소통·협력, 미래·창조, 평화·화합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구팀장도 “2002년 처음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운행한 이후 러시아, 중국 철도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이번 친선특급으로 한반도와 유라시아 국가들의 철도 연결 가능성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7월 14일 부산, 목포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친선특급 참가자 200여 명은 서울역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여정을 시작한다. 비행기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다음 15일부터 열차를 타고 하바롭스크∼이르쿠츠크∼노보시비르스크∼예카테린부르크∼모스크바(이상 러시아)를 거쳐 바르샤바(폴란드)에 들른 뒤 베를린(독일)에 도착한다. 친선특급 참석자 중 50여 명은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이동한 뒤 열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몽골)를 거쳐 19일 이르쿠츠크에서 본대와 합류한다. 이를 통해 친선특급은 아시아∼유럽을 잇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를 모두 연결한다는 의미를 살리게 됐다. 친선특급은 침대차(9량) 식당차(2량) 회의실(1량) 프레스룸(1량) 등이 구비된 특별열차를 이용한다.

기착지마다 동북아협력포럼, 한국기업 로드쇼, 독립유적지 방문 및 봉사활동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특히 모스크바에서는 올해 한-러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준비됐으며 바르샤바에서는 유대인 학살 기념관에서 과거사 화해 경험을 공유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이 세미나에는 전·현직 폴란드 고위 당국자가 참석해 독일과 폴란드의 과거사 화해 경험을 전달하고 한국과 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 각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국이 회원국 자격을 얻길 바라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와도 처음으로 공동 세미나를 연다. 종착지인 독일 베를린에서는 통일 대토론회와 통일기원 행진을 거쳐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폐막식을 개최한다.

일반인 참가자는 70명을 선발하며 서류전형과 면접 등 2차 평가를 거쳐야 한다. 외국어 및 지역전문가, 분야별 특기자, 재외동포 또는 문화 분야 종사자가 그 대상이다. 실제 경비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외교부와 코레일 측은 1인당 부담액은 최대 29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저소득 대학생은 왕복 항공료 180만 원만 내면 된다. 20세 이상(199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연령 제한이 있어 초중고교생은 지원할 수 없다. 자세한 내용은 친선특급 홈페이지(www.eurasiaexpress.kr)에서 볼 수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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