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첫 ‘디플레 경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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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부총리 “디플레 큰 걱정… 내수 부양-노동시장 구조개혁 절실”
김무성 “디플레 초기… 금리 내려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디플레이션(저물가 속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 최고위 당국자가 한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올리지 않으면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고 말해 디플레이션에 대비해 소득수준 향상을 꾀할 뜻임을 내비쳤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수요정책포럼 강연에서 “2월 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쳐 1999년 7월(0.3%)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담뱃값의 물가 기여도가 0.58%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06%였다.

기재부 당국자는 “0% 미만의 물가가 일정 기간 이어지면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2%대여서 당장 위기가 닥치지는 않겠지만 최근의 저물가 추세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동안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던 정부가 갑자기 기조를 바꾼 것은 디플레이션이 일단 시작되면 ‘기업 투자 감소→고용 감소→실업률 증가→소비 위축→통화량 감소→실질금리 상승→가계 부채 증가’의 악순환에 빠지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응책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청년실업 문제 해소를 포함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 4월 중 노동 구조 개혁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져 6월 국회에서 결판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 상황은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 공포 때문에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디플레#김무성#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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