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아름다운 동행… ‘착한 기업’이 강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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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사회공헌기업 대상]
‘따뜻한 자본주의’가 기업의 새로운 시대적 소명
동반성장·공유가치 분야 등 20개 기업·단체 선정

매년 1월이면 스위스의 한적한 시골마을 다보스는 특별한 손님맞이에 분주해진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열리기 때문. 다보스 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계·재계·학계 지도층들이 한데 모여 글로벌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다. 다보스 포럼은 지난 수년간 ‘자본주의 위기’를 핵심 의제로 다루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시장과 기업의 생태계를 개혁하고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는 ‘자본주의 4.0(따뜻한 자본주의)’ 모델이 기업의 시대적 소명으로 등장했다. 기업과 사회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고 공유해야 하는 공동 운명체다.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면 사회적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 기업은 기업 명성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과 시장 등 사업 기반을 상실할 수도 있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석유개발지역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던 네덜란드의 글로벌 석유기업 셸이나 파키스탄의 열두 살 어린이를 노동자로 고용한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축구공을 판매한 나이키,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해 의류를 생산한 GAP 등은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호된 저항을 경험한 바 있다. 이렇듯 기업은 단순히 고객만족과 이익실현을 넘어서 사회문화적 가치 구현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개념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 패러다임도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로 진화되고 있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착한 기업’이 되어야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공헌기업 대상은 이 같은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 탄생했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2015 사회공헌기업대상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사회구성원과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제정됐다.

사회공헌기업 대상은 전국경제인연합회, NGO단체 등을 통해 추천된 500개 후보기업 중 지난해 기업별 사회공헌활동 사례를 근거로 후보자를 1차 선정한 뒤,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이달 8일까지 기업 및 공공기관으로부터 응모를 받아 사회공헌 전문가 10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번 사회공헌기업 대상은 글로벌 공헌·교육·메세나·사회복지·동반성장·공유가치 창출·자원봉사·재능기부 등의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한 20개 기업 및 지자체·공공기관에 돌아갔다. 수상자들은 행복하고 밝은 세상을 위한 특별한 나눔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적극 수행하면서 근본적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 항목은 경영자 리더십 100점, 사회공헌 전략 및 장단기 추진체계 100점, 사회공헌 인프라 구축 및 조직체계 200점, 사회공헌 실적 300점, 매출액 및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투자비율 300점으로 각각 달리해 총점 1000점 만점으로 구성했다.

수상자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기부에서 벗어나 자신이 보유한 자원과 기술, 인력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혁신(Social Innovation)’으로 사회공헌 모델을 승화했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라고 목청을 높이는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서둘러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어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심사평▼

더 적극적 사회공헌으로 사회적 가치 향상 이끌어가길…


유창조 동국대 교수
유창조 동국대 교수
동아일보는 최근 제시되고 있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개념에 주목하면서 사회공헌기업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 시상식의 목적은 기업의 가치를 우리 사회와 공유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선도적 기업을 선정 발표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우리 사회를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도록 기여하는 데 있다.

업계는 지금까지 여러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왔다. 기업이 처한 환경이 변하면서 사회공헌활동도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데, 주요 변화를 시기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기엔 사회공헌활동의 개념이 사회 시스템이 요구하는 법적의무를 준수하면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는 것으로, 2기엔 기업활동이 간접 및 직접적으로 야기하는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3기엔 기업 활동으로 향후 예측되는 사회적 비용을 예방하고 회복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발전되어 왔다. 최근 마켓3.0 시대라고 할 수 있는 4기로 접어들면서 이제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고 기업의 목적이 단순한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 향상을 통한 이윤 창출로 진화되고 있다.

즉, 기업은 창출된 이윤의 일부를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하는 수동적 역할에서 사회문화적 변혁의 주체가 되는 능동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관리 효율성 제고, 고객 반응, 생산성 향상, 시장기반 구축 등으로 구분될 수 있고 그에 따른 궁극적인 성과는 기업의 재무적 가치 제고로 연결된다. 이와 같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선 최고경영자의 장기적인 안목, 사회공헌활동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인식, 신뢰를 통한 협력 문화의 구축, 성과측정모형의 정착이 필요하다.

이번 사회공헌기업대상이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첫 번째 시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 및 지자체·공공기관이 이 행사에 응모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엄격한 심사가 진행되었다. 수상사를 선정하는데 적용한 기준은 최고경영자의 사회공헌 철학, 사회공헌활동의 체계성, 활동 내용의 진정성, 직원의 참여도와 기업에 대한 대외 평판이었다. 그 결과 20개 기업이 부문별로 선정되었다.

이제 수상사들은 본 대상의 수상에 만족하지 말고 국내외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여 대한민국의 사회적 가치 향상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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