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박선일]구제역 백신 접종해야 피해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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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일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
박선일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
구제역 발생 현장에서는 ‘구제역 백신’에 대한 여러 가지 불신과 의문이 퍼져 있다. 백신의 효능에 대해 방역 당국과 일선 농가의 실랑이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결론부터 말하면 구제역 발생에 따른 농가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구제역 백신은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구제역은 현재까지 7종의 혈청형이 알려져 있다. 지역별로 자주 발생하는 혈청형에 차이가 있어 효과적인 백신주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사용 중인 백신은 우리 주변국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세 가지 바이러스 혈청형(O, A, Asia1)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 백신을 통해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구제역을 종식시킨 바 있다. 2014년 5월에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도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2014년 7, 8월에 경남북 지역의 돼지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철저한 백신접종을 통해 단 3건으로 구제역을 막은 바 있다.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질병을 100% 완벽하게 막아주는 백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구제역 백신 역시 감염 자체를 막아주거나 치료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구제역 백신은 체내에 형성된 면역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한다. 그래서 발병하더라도 임상증상을 완화시키고 바이러스의 배출량을 감소시켜 다른 개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예방접종을 잘한 농장이라 할지라도 일단 농가 안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제대로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개체 등 일부 감수성 개체를 통해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면역률이 높을수록 임상증상이 나타나 매몰 처분되는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백신접종은 반드시 필요하다.

역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질병은 병원체, 감염 경로(환경), 감수성 숙주의 3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발병한다. 백신을 접종하였으니 내 농장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차단방역을 통해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에서도 농가의 백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혹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박선일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
#구제역#백신#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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