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놀라운 오케스트라’ 연주 듣고 너무 놀라진 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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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천시민회관서 연주회

20일 경기 부천시민회관에서 ‘나눔 음악회’에 나설 부천문화재단의 ‘놀라운 오케스트라’(위 사진). 이들을 위해 한 화가가 밝고 따뜻한 벽화그림을 재능기부해 최근 음악연습실 입구에 장식해 놓았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20일 경기 부천시민회관에서 ‘나눔 음악회’에 나설 부천문화재단의 ‘놀라운 오케스트라’(위 사진). 이들을 위해 한 화가가 밝고 따뜻한 벽화그림을 재능기부해 최근 음악연습실 입구에 장식해 놓았다. 부천문화재단 제공
17일 오후 경기 부천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청소년 102명으로 구성된 ‘놀라운 오케스트라’가 화음을 다듬고 있었다. 단원들은 이들을 후원하고 있는 또 다른 오케스트라단 및 합창단인 ‘놀라운 패밀리’와의 합동공연에서 선보일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헨델의 ‘수상음악’,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 등을 연주했다. 두 오케스트라단은 20일 오후 5시 부천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첫 ‘나눔 음악회’를 마련한다.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에서 빈민층 아이들을 위해 무상으로 진행하는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2001년 5월 부천문화재단이 주도해 창단됐다. 엘 시스테마는 40년 전 청소년 단원 11명으로 출발해 현재 190여 개 지역에 26만 명의 단원을 갖춘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놀라운 오케스트라는 3년 전 한부모, 다문화, 차상위계층 가정 출신의 초중고교생 위주로 40∼50명씩을 선발해 무료로 음악 교육을 펼치기 시작했다. 최근 일반가정 학생들도 가세하면서 단원이 102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기초반인 ‘바흐 오케스트라’와 중·고급반인 ‘모차르트 오케스트라’로 나뉘어 복사골문화센터에서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파트별 수업을 듣고 있다. 재단 측은 생활형편이 어려운 단원들에겐 악기를 무료로 제공해 집으로 갖고 가 개인연습도 하게 한다.

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3년간 활동 중인 이지수 양(14·중1)은 음악 전공의 꿈을 키우고 있다. 플루트를 불고 있는 이 양은 오케스트라 단원 중 최고 실력파로 꼽히면서 최근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영재로 뽑히기도 했다. 부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 양이 단원으로 처음 들어왔을 땐 다소 거친 욕설도 하고 강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음악에 빠져들면서 성격이 밝아지고 협동심도 강해졌다”고 전했다. 이 양은 10월 26일 서울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 지원으로 전국 32곳에서 운영되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와 같은 오케스트라 단원 중 최고 실력자 130명에 포함된 것. 놀라운 오케스트라 단원 중 이 양 등 20명이 오디션을 거쳐 ‘꿈의 오케스트라’ 130명의 일원이 됐다.

20일 나눔 음악회 2부에 출연할 놀라운 패밀리는 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오케스트라단과 합창단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회비를 내고 매주 토요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음악 수업을 듣고 있다. 놀라운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강사 10명이 가르치고 있다. 이들이 내는 회비는 놀라운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입비로 충당하고 있다. 패밀리 오케스트라단 60여 명과 합창단 50여 명은 2부 공연에서 쇼스타코비치의 ‘가족앙상블’, 비제의 ‘카르멘의 서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놀라운 오케스트라와 놀라운 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채은석 부천문화재단 음악감독은 “단원들이 화음을 맞추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고 있다. 음악을 통한 사회교육이 지역사회를 더욱 밝게 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032-320-6321, bcf.or.kr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오케스트라#부천시민회관#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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