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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외야 파울라인~관중석 1.5m… 선수 숨소리도 듣겠네

입력 2014-11-28 03:00업데이트 2014-1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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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현대 시절 수원구장에 ‘출근 도장’ 찍던 기자, KT 홈구장 변신한 모습 보니…
[1] 리모델링 공사가 99% 진행된 수원구장 전경. 익사이팅 존 설치로 외야 담장 근처는 파울 라인과 관중석 사이 파울 지역 폭이 1.5m로 좁아졌다. 아직 전광판은 설치하지 않았다. [2] 옛 현대가 안방으로 쓰던 당시 수원구장. 백스크린이 있던 가운데 담장 뒤쪽에는 현재 ‘외야 펍’이 들어섰다. [3]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더그아웃 천장. [4] 외야석 일부는 원목을 깔아 편안한 자세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1] 리모델링 공사가 99% 진행된 수원구장 전경. 익사이팅 존 설치로 외야 담장 근처는 파울 라인과 관중석 사이 파울 지역 폭이 1.5m로 좁아졌다. 아직 전광판은 설치하지 않았다. [2] 옛 현대가 안방으로 쓰던 당시 수원구장. 백스크린이 있던 가운데 담장 뒤쪽에는 현재 ‘외야 펍’이 들어섰다. [3] 투명 유리로 만들어진 더그아웃 천장. [4] 외야석 일부는 원목을 깔아 편안한 자세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고백하건대 기자는 수원구장 ‘죽돌이’였다. 프로야구 구단 옛 현대가 이 구장을 쓰던 2000∼2007년 1년에 50∼60경기를 이곳에서 ‘직관(직접 관람)’했다. 창밖으로 수원구장 전광판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제는 야구를 취재하면서 전국 야구장을 두루 돌아다니지만 여전히 낡고, 손에 꼽을 만큼 관중이 적었던 그 수원구장이 기자에게는 야구장의 ‘원형(原形)’이다.

그래서 출퇴근길에 성벽처럼 높게 솟은 새 야구장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를 보는 게 낯설었다. 3, 4층을 새로 지으면서 홈플레이트 뒤쪽으로는 야구장 외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관중 수용 규모도 1만4465석에서 2만400석으로 늘었다. 스카이박스도 16곳이 새로 생겼다. 새 야구장은 해가 지면 은은한 조명을 내뿜으며 ‘어서 들어오라’고 기자를 유혹했다.

25일 KT 관계자와 함께 리모델링 공사가 99% 끝났다는 구장을 찾았다. 야구장에 들어가 제일 먼저 안도했던 건 좌석 색깔이었다. 일부 야구 팬 커뮤니티에 형광빛이 아주 강한 관중석 사진과 함께 “수원시청에 의자 색깔을 바꿔달라고 요구하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앞뒤 간격이 널찍한 관중석을 보면서 문득 앉은뱅이 형광 녹색 의자에 신문지를 깔아 첫사랑을 앉히던 생각이 떠올랐다. 첫사랑 아버지는 열혈 해태(현 KIA) 팬이셨는데, 수원구장을 찾을 때면 꼭 안방 팀 관중이 앉는 1루 쪽 관중석에 앉으셨다. 그래야 3루 더그아웃에 있는 해태 선수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새로 바뀐 수원구장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더그아웃 천장이 투명해 관중석에서도 선수들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라운드 내부도 바뀌었다. 현대는 콘크리트 담장 앞에 보조 담장을 설치해 구장 크기를 줄여 썼다. 이제는 원래대로 좌우 파울라인은 98m, 가운데 담장은 120m로 돌아갔다. 백스크린만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던 가운데 담장 뒤에는 간단하게 음주를 즐길 수 있는 ‘외야 펍’이 자리 잡았다. KT 관계자는 “안에서는 밖이 보이고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유리를 써 선수들도 경기를 하는 데 지장이 없고, 관중들도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야 관중석 끄트머리에는 요즘 대세가 된 ‘익사이팅 존’도 들어섰다. 그 덕에 원래 좁았던 파울 지역이 더 좁아졌다. 외야 담장 근처는 파울 라인과 관중석 사이 파울 지역 폭이 1.5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수원구장은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가까운 걸로 유명했는데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더욱 관중친화적인 구장이 됐다. 선수들 말소리도 다 들릴 만한 수준”이라며 “파울 지역이 좁아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 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단, 새로 지은 4층 맨 앞좌석은 난간과 좌석 사이가 좁아 경기를 보기가 다소 불편하고 추락 위험도 있어 보였다. KT 관계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는 관중석을 2만5000석 이상으로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는데 관중 편의를 생각하면 지금이 한계치라고 생각한다. 현재 좌석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두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비용(약 300억 원)은 수원시와 경기도에서 지원했다. 설계 변경을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만 공사비를 부담한 KT는 약 50억 원을 들여 전광판을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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