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어 잘하려면 단어·문장 외루지 마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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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익히는 영어, ‘윤재성영어’ 수업 현장

최근 소리로 익히는 영어프로그램인 ‘윤재성영어’ 강의실에서 만난 수강생들. 왼쪽부터 서지형, 박진경, 이재홍, 최동주 씨.
최근 소리로 익히는 영어프로그램인 ‘윤재성영어’ 강의실에서 만난 수강생들. 왼쪽부터 서지형, 박진경, 이재홍, 최동주 씨.
“원스 잇 워즈 온라인(Once it was online).”

최근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윤재성영어 강의실. 의아했다. 수강생들의 책상 위에는 공책도 필기도구도 없었다. 대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은 스피커에서 영어 문장이 흘러나오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 들을 뿐이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윤 대표의 가이드에 따라 영어 문장을 반복해서 들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윤재성영어의 윤재성 대표에게 그 이유를 묻자 “윤재성영어는 ‘글’이 아닌 ‘소리’로 영어를 익히는 프로그램”이라며 “들리지 않는 영어 문장의 뜻을 미리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 한 단어, 한 문장도 더 외우지 말고 오직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 하면 영어를 언어로써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단계 학습법… 아기가 말 익히는 원리

소리로 익히는 윤재성영어의 학습 프로그램은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윤 대표의 가이드에 따라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과정. 영어 드라마나 영화의 원음을 들으면서 소리를 따라 말한다. 개인 수준에 따라 하루 2∼5개 문장을 500∼1000번 듣고 따라 하면서 원어민의 호흡과 악센트, 발성을 비슷하게 구사하려고 노력하면 된다.

수강생 이재홍 씨(25)는 윤재성영어 집중반을 수강한 지 1년 8개월이 됐다. 이 씨는 “쉬운 단어로 이뤄진 영어 문장을 들려주는데도 속도가 빨라서 처음엔 ‘외계어’를 듣는 것처럼 전혀 잘 들리지 않았다”면서 “하루 2∼5개 문장을 500번 넘게 반복해서 듣고 따라 말하다 보니 석 달째부터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단계는 소리를 ‘담는’ 단계. 수많은 영어 문장을 반복해서 듣는다. 1, 2단계를 통해 듣는 것에 익숙해진 뒤에는 직접 말로 표현하는 단계인 3단계로 넘어간다. 학생들은 문법을 따지지 않고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서 원어민과 대화한다. 영어가 우리말처럼 정확히 들릴 정도로 숙달되면 가능한 단계다.

윤재성영어의 전 과정을 수료한 박진경 씨(35)는 “윤재성영어를 통해 강한 악센트와 호흡이 들어가는 영어의 소리를 인지하면서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듣기를 반복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걸까? 윤 대표는 “글을 몰라도 소리를 들으며 말을 배우는 아기들을 떠올리면 된다”며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단어를 선명하게 알아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정복하자 새로운 꿈 생겼어요”

실제로 윤재성영어 수업을 듣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령대가 다른 수강생들에게 효과를 물었다.

2012년 12월부터 윤재성영어 오프라인 집중반을 수강한 최동주 씨(19)는 “고등학교 때 영어 교과서조차 읽지 못했을 정도로 영어 기초가 없었지만 최근엔 영화 ‘월플라워’의 원작 소설인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를 사전 없이 원서로 읽을 정도로 영어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실에서 만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한 50대 여성(서울 성북구)은 지난해부터 윤재성영어 오프라인 집중반을 수강했다. 그는 “고등학생 대상 영어 과외를 하면서 학생들의 영어 시험 성적은 꽤 올렸지만 정작 스스로는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지난해부터 윤재성영어 수업을 듣고 영어 듣기와 말하기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윤재성영어의 전 과정을 수료한 서지형 씨(26)는 “요즘은 자막 없이 미국 드라마를 보고, 영어 원서도 읽는다”며 “영어 말하기 평가인 오픽(OPIc) 성적도 ‘Intermediate MID2’에서 ‘Intermediate High’로 두 단계 올랐다”고 밝혔다.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 윤재성영어 수업을 듣고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면서 외국 대학에서 아동 심리학을 공부하고 유니세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됐어요. 요즘 대학생들이 전공과 관계없이 모두 영어로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영어와 우리말 소리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영어를 쉽게 공부하면 좋겠어요.”(서 씨)

글·사진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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