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정 총장 “인성 중시 서울여대 특화교육, 재정지원 사업 ‘3관왕’ 이끌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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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째 전혜정 총장 인터뷰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지난달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여대가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여대 중 유일하게 3관왕을 한 것은 개교 이래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바롬인성교육의 토대 위에 특성화된 교육이 평가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지난달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여대가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여대 중 유일하게 3관왕을 한 것은 개교 이래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바롬인성교육의 토대 위에 특성화된 교육이 평가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20일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캠퍼스에서 만난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2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원칙, 가치, 철학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전 총장은 서울여대가 지난해부터 주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좋은 실적으로 선정되고 있는 것도, 또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것도 모두 오랜 전통과 교육철학을 지켜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취임 1년 반을 보낸 전 총장으로부터 들은 서울여대의 성공 비결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인성교육, 경쟁보다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하는 화합의 정신이었다.

―최근 서울여대가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여대 중 유일하게 3관왕을 했다. 비결이 무엇인가.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ACE)사업, 대학특성화사업, 공교육정상화지원사업의 세 가지 사업은 우리 대학이 학생들을 잘 선발해서 탄탄하고 특화된 학부 교육을 통해 인재를 잘 키워내고 있다는 것은 인정해준 것이라서 더 의미 있는 결과다. 1961년 개교 이래 지속적으로 실천해 온 바롬인성교육의 토대 위에 특성화된 교육을 실천한 노력이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ACE사업은 2주기 연속 선정됐다. 새로 선정된 대학들과 달리 지난 4년간의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2주기에는 ‘공동체 기반 학부교육 모델의 고도화 및 R2U 게이트웨이형 교류확산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공동체 기반의 학부교육 모델을 고도화하고, 외부적으로는 교류와 확산을 강화해 서울여대를 벤치마킹이 가능한 하나의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대학 공동체의 교육역량 강화에 선도적으로 기여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각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서울여대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서울여대가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초가 튼튼하고 기본을 중시하는 대학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된 후에야 지식도, 기술도 인간 행복에 바로 쓰인다’는 고황경 초대 학장의 교육 철학에 따라 창의적 전문성, 인성과 소양, 봉사와 실천의 핵심 역량을 갖춘 플러스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서울여대의 힘이다.”

―바롬인성교육이 대학가에서 가장 선도적인 인성교육 모델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어떤 교육인가.

“요즘 레지덴셜칼리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우리 대학은 1961년 국내 최초로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이 4년간 합숙을 하며 공동체 생활을 배우는 전인교육을 시작했다. 바롬인성교육은 53년간 이어오면서 대내외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명칭, 교육 내용, 기간은 바뀌었지만 공동체 생활교육 기반의 인성교육이라는 특성과 학점제로 운영되는 필수교양과정이라는 전통은 변함없이 지키면서 서울여대의 특화된 브랜드가 됐다.”

원칙을 중시하는 전 총장은 우리 교육 정책이 부동산 정책처럼 너무 혼란스럽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대학들이 외형적으로 지나치게 경쟁하고, 정부가 정량적인 지표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그는 “교육은 백년대계이고 철학이 중요한데 요즘은 교육을 수치화하다 보니 내용과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교육을 통해 돈을 벌려는 사람이 오히려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전 총장은 우리 교육의 현주소가 어떤지를 고민하고, 자기 영역에서 매순간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대로서 어떤 여성 인재를 육성하고 싶은가.

“인성이 훌륭하고 실력이 있는 여성을 배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인성은 자신이 갖춘 실력을 어떻게 올바르게 사용할지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나침반 없이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소용이 없다. 바롬인성교육을 통해 자신이 어느 곳에 있든 공동체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성 리더를 육성하겠다.”

―갈수록 대학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확대하고 있는데 서울여대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하는 3, 4학년을 대상으로 10년간 운영 중인 SWCD(Seoul Women’s University Career Development)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취업 희망 분야의 업무와 조직사회를 미리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00명 가까운 학생이 380여 개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이 학생들의 취업률은 55.6%로 높은 편이다. 승무원, 전문비서, 무역과 금융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을 대상으로 직무별 실전교육을 하는 커리어 코칭 프로그램도 잘돼 있다. 학내에 상주하는 잡매니저는 4학년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취업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은 재임 기간에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서울여대의 교육 목적이나 이념은 다른 대학과는 많이 다르다. 세상을 향해 실천하는 나눔의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나’라는 개인이 아닌 ‘우리’를 성장시키는 교육을 하겠다.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 구성원들의 행복이다. 또한 남을 행복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학교로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정원 46%이상 학생부 중심 선발… 전형 간소화 위해 심층면접 폐지 ▼

서울여대는 여자대학 중 유일하게 올해 정부의 굵직한 재정지원사업 3개에 모두 선정됐다.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ACE)사업에 2주기 연속 선정된 데 이어 대학특성화사업(CK)에서 5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또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으로도 뽑혔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은 학교의 기본적인 교육 여건과 실행 능력을 꼼꼼히 따져 선정하기 때문에 대학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장이다. 서울여대는 양적으로 많은 사업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사업마다 순위도 매우 높아서 질적인 역량까지 과시하게 됐다.

먼저 여대 중 유일하게 선정된 ACE사업을 통해 2017년까지 연간 16억 원가량을 지원받게 됐다. 서울여대는 ACE사업이 처음 도입된 2010년에도 선정돼 지금까지 공동체 인성교육 내실화와 교육과정 개편에 힘을 쏟아 왔다. 캠퍼스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공동체 기반의 비교과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선순환적인 교육의 질 관리 시스템(SWU CQI+)을 구축했다. 서울여대는 1주기에 이어 2주기에도 ACE사업 재진입에 성공하면서 공동체 기반 학부교육 모델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CK사업에서는 대학자율 분야 3개, 국가지원 분야 2개 등 5개의 사업단이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여대 가운데 사업단 선정 수가 제일 많아 5년간 연간 17억8699만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5개 사업단은 미디어비오톱 사업단, 한일휴먼네트워크형 창조적인재양성 사업단, 사회기여형 정보보호여성인재양성 사업단, 미래안전식품 F-Cube 인재양성 사업단, 휴먼서비스 HOPE+형 현장전문가양성 사업단 등이다.

133개 4년제대가 신청해 65개 대학이 선정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사업에서 서울여대는 전체 대학 중 여섯 번째로 높은 16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여대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서울여대는 전체 모집정원의 46% 이상을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학생부 중심 전형을 확대하고, 특기자전형과 심층면접을 폐지하는 등 전형을 간소화해 학교 교육 중심의 전형을 강화했다. 나아가 이번 사업 선정을 계기로 입학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함은 물론이고 전형 개선 연구, 고교와 대학 연계 활동 등 고교 교육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도입할 계획이다.

김명주 교무처장은 “서울여대는 주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되어 학부교육의 최강자, 인성교육의 메카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벤치마킹이 가능한 ‘잘 가르치는 대학’의 역할을 서울여대가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전혜정 총장#서울여대#서울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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