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해건]샌프란시스코 운항 중단 ‘아시아나 제재’ 재고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최해건 샌프란시스코 서울 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
최해건 샌프란시스코 서울 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과의 교류촉진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서울 자매도시위원회를 설립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2012년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서울 취항 20주년을 맞아 위원회와 공동으로 ‘Discover Korea’ 행사를 열기도 했다. 내로라하는 미국 도시의 시정부가 외항사의 취항 20주년을 기념해 시청에서 축하행사를 베풀어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해 불행했던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 아시아를 잇는 가교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사고 당시 아시아나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구조 노력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큰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현장상황을 잘 알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시 에드윈 리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의 구조 노력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아 왔으며 지난해 10월 서울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펼친 승무원의 노고를 치하하는 리셉션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지난달 24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을 계기로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 수습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종사의 과실과 아울러 항공기 자동조종장치의 복잡성 등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1년여에 걸친 조사과정에서 도출된 사고재발 방지안을 해당 항공사와 항공기 제작회사, 미 연방항공청 등 관련 기관과 기업이 얼마나 성실하게 적용하고 준수하는가를 지켜보고 감시하는 것이다.

다만 사고 발생 1년이 지났는데도,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 중단 제재조치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론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우리 정부가 이런 조치를 내릴 경우 운항 중단의 기간에 상관없이, 작게는 샌프란시스코 동포사회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샌프란시스코와 서울, 아시아를 이으면서 성장해 온 우리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을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이든 제재가 필요하다면 제재는 당연히 이행되어야 한다. 다만 그 제재의 정도가 외국 정부도 취하지 않는 ‘운항 중단’이란 식이라면 과도하지는 않은지, 혹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는 건 아닌지를 생각해야 한다.

최해건 샌프란시스코 서울 자매도시위원회 위원장
#아시아나#샌프란시스코 노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