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50대 노리는 대상포진… 감기기운-통증땐 조기치료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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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증세와 치료

대상포진은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다. 동아일보 DB
대상포진은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는 게 특징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다. 동아일보 DB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큰 환절기가 되면 감기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겨울철 못지않게 급증한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추위를 느끼는 오한이나 발열 증세가 나타난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세도 이와 비슷하다. 이럴 때 감기나 근육통으로 잘못 알고 약을 먹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자가 치료를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대상포진을 방치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신경통 등 심한 고통을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 약해질 때 나타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은 과거에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활성화됐을 때 발병한다. 보통 과로 등 체력이 저하됐을 때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신경을 따라 피부에 손상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은 수두와는 달리 계절에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릴 확률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염은 잘 되지 않지만,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드물게 전염되기도 한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일생 동안 약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에 걸린다. 한 번 몸속에 들어온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신경계에 남아 사라지지 않고, 언제 재활성화될지 예측할 수 없다.

대상포진은 피부가 아닌 신경절에 생기는 질환이므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환자들이 통증을 느낀다. 심하게는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오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심한 경향을 보인다. 고령 환자의 경우 절반 정도에서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신경통은 치료 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제니퍼 카츠 박사팀이 2004년 연구한 ‘대상포진에서의 급성통증과 그것이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겪었다. 이들 환자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의 조엘 카츠 박사팀이 1999년 연구한 ‘통증의 측정’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통이나 수술 뒤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신경통 오래 지속될 수도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의 9∼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대상포진을 겪은 환자들 중 대개 40세 미만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60세 이상의 40∼70%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통증의 양상은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 다양하다. 이 통증은 통증 척도에서 만성 암 통증, 류머티스 관절염보다 상위에 분류돼 있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통증은 더 심하다. 치료 뒤에도 만성적인 통증이 남을 수 있는데 통증은 몇 주에서 몇 개월, 때로는 몇 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통증은 수면 방해, 우울증, 만성피로 등을 남기기도 한다. 바람처럼 작은 마찰에도 심한 통증을 느껴 옷을 입거나 외출을 하는 등 일상적인 행동에도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대상포진이 눈에 발병하는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 대상포진 환자의 10∼25%가 눈 대상포진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 대상포진 환자들의 50∼72%는 만성 재발성 안질환 및 시력 저하, 시각 상실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기 치료와 예방이 중요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운동을 적게 하는 젊은 층도 대상포진에 걸리지만, 보통은 50대 이후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2008∼2012년)간 대상포진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진료 인원은 41만7273명에서 57만3362명으로 연평균 8.3% 늘었다. 연령별(2012년 기준)로는 50대가 25.4%로 가장 많았고 60대(17.8%), 40대(16.2%) 순이었다.

대상포진으로 인해 지출된 진료비도 2012년에 1075억 원으로 2008년(799억 원)에 비해 34.5% 늘었다. 2008년부터 5년간 연평균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관리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병원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도 나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50대 이상 연령대 중 대상포진을 앓지 않은 사람들이 접종 대상이며, 50∼70%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 이후에 따라오는 신경통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감기 기운과 함께 통증이 있다거나 피부에 띠 모양의 붉은 수포가 생기면 전문의와 상담해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피부에 손상이 온 뒤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예전에는 주로 입원해서 항바이러스 주사 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먹는 항바이러스 약으로 치료해 입원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이 외에 피부 손상 부위에 젖은 찜질을 하고 통증에 대해 진통제나 소염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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