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근로문화 개선을 위한 ‘일가양득 캠페인’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정홍원 국무총리, 조희금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이사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근로 현장에 만연해 있는 장시간·비효율 근로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 매트릭스홀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및 기업대표 등 사회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가(家)양득’ 캠페인 대국민 선포식을 열었다. 일가양득이란 한 번에 두 개를 얻는다는 사자성어 일거양득(一擧兩得)을 차용한 말로, 일과 가정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거나 자기계발, 최소한의 여가마저 포기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 줄이기, 휴가 및 유연근무 확대, 육아지원 등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다.
정부가 이 같은 캠페인에 나선 것은 우리의 장시간 근로문화를 방치했다가는 고용률 70%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힘들 것으로 진단했기 때문.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려면 근로시간 감축과 유연근로제 확대가 필수지만 현재의 비효율적인 근로문화가 이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시간선택제 근무 등 유연근로제 활용 비율은 선진국의 10% 미만이고 일·생활 균형지수는 5.4점(10점 만점)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33위)이다. 고용률 역시 64.2%로 OECD 평균(65.1%)보다 낮다.
이날 행사에서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법과 제도만 바꾸어선 지금의 노동방식을 변화시키기 힘들다”며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의식 및 관행을 바꾸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을 제도 개선 차원이 아닌 범국민적인 의식개혁운동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방 장관은 “의외로 많은 기업이 직원을 평가할 때 ‘맛있는 치킨’을 만들었는지를 보지 않고 얼마나 많이 또는 열심히 만들었느냐를 더 고려하는 것 같다”며 “생산성, 능률과 관계없이 오래,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것은 마치 ‘맛없는 치킨’을 열심히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근로문화 개선을 시작한 일부 기업에서는 당초 우려와 달리 상당한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직원이 주 40시간 내에서 자율적으로 탄력근무제를 실시하고, 야근 시 보상 휴가를 최대한 사용하게 한 덕산코트렌의 경우 이전보다 이직률이 30% 정도 감소하고 제품 품질 및 생산성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캠페인에는 본보도 적극 참여해 우리 사회의 일중독 현상과 개선 사례 등을 집중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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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9 11:52:00
일 중독 우하하 누가 일하길 좋아하나. 천천히 하자고.. 근데 그 회사는 내년에는 존재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