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더 세진 火力… 서해 높아진 긴장 파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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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도발 3년]
南, 서북도서 전력증강 마무리 단계… 北도 진지 요새화 완료

“또다시 도발하면 산화한 전우들의 몫까지 백배, 천배로 되갚아줄 준비가 돼 있다.”

연평도 포격 도발일을 사흘 앞둔 20일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대의 한 고위 장성의 언급에선 결기가 느껴졌다. 해병대를 비롯한 군 당국은 북한의 서북도서 도발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우리 군의 서북도서 전력증강 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2011년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이후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6여단과 연평부대에 병력 1200여 명이 추가 배치됐다. 연평도 도발 당시 서북도서를 통틀어 10문에 불과했던 K-9 자주포도 40여 문으로 대폭 늘렸고, 130mm 다연장로켓(구룡)과 신형 대포병레이더 등도 배치됐다. 구룡은 20초 내 최대 사거리 36km의 로켓 36발을 발사해 적진지를 파괴할 수 있다. 3년 전 북한군이 서해 최전방의 무도와 장재도 방어대 등에 배치된 76mm 평사포와 122mm 방사포 등으로 기습 도발을 감행했을 때 연평도에 배치됐던 K-9 자주포 6문 가운데 3문이 고장 나 충분한 반격을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올 5월엔 북한군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이 연평도와 백령도에 실전 배치됐다. 최대 사거리 25km, 무게 70kg인 스파이크 미사일은 차량이나 헬기에서 발사된 뒤 적외선 유도를 받아 서해안 내륙기지의 갱도에 은폐된 북한의 해안포를 거의 오차 없이 파괴할 수 있다.

북한군이 특수전 병력을 태운 공기부양정으로 서북도서 기습강점을 시도하는 상황에 대비해 군은 백령도에 여러 대의 코브라 공격헬기를 배치했다. 코브라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탄 공기부양정이 서북도서 기습점령을 시도할 경우 90mm 해안포, 벌컨 기관포와 함께 해상에서 격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서북도서와 가까운 공군기지에 공대지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 등을 항시 대기토록 해 북한의 기습 도발 시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놓았다. 서북도서의 병력과 장비 보호를 위한 요새화 작업은 지난해 1단계 작업을 완료하고 2015년을 목표로 2단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연평도 도발 이후 타격수단이 대폭 증강되면서 서북도서의 대북화력은 4, 5배 이상 강화됐다”며 “교전규칙도 방어적 개념에서 유사시 북한의 해안기지와 내륙부대를 선제 타격할 수 있는 공세적 개념으로 확 바뀌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하면 육해공 가용전력을 총동원해 도발원점뿐만 아니라 지원·지휘세력까지 초토화하겠다는 얘기다.

북한군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서북도서 인근 도서부대와 내륙기지의 전력 증강과 요새화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올 초부터 서해와 동해 최전방 부대에 사거리가 늘어난 개량형 240mm 방사포를 배치하는 한편 122mm 방사포를 연평도와 백령도 인근 도서부대에 증강 배치했다. 올 3월부터는 백령도와 마주 보고 있는 황해남도 장연군과 용연군 일대에 최대 사거리가 54∼65km에 이르는 170mm, 240mm 장사정포를 전진 배치하는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용트럭에 20여 개의 로켓 발사관을 탑재한 240mm 방사포는 한 차례 공격으로 축구장 4∼5배 면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서북도서에 배치한 한국군의 K-9이나 구룡보다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큰 장사정포를 활용한 기습도발로 아군의 즉각적인 반격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또한 서해 NLL 북쪽 해상에선 잠수정과 반잠수정을 동원한 북한군의 대남 침투훈련이 예년의 2∼3배로 늘어났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특히 북한은 반잠수정의 어뢰로 아군 수상함 기습훈련에 주력하는 등 ‘제2의 천안함 폭침’을 노리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북한은 연평도 도발 당시 아군의 반격으로 피해를 본 무도방어대 등 서북도서 인근 포병부대의 진지 요새화 작업도 끝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포병부대의 모든 포진지와 병력 이동용 교통호를 콘크리트 덮개로 덮어 유개화(지붕화)하는 작업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해 NLL 인근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특수전 병력을 태우고 저고도 침투할 수 있는 공격헬기 2개 대대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진 배치한 상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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