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훈련도감 병사들 지급받은 옷감 장사… 동대문 패션타운의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하도감 터였던 옛 동대문운동장 일대뿐만 아니라 패션의 메카인 동대문시장도 조선시대 훈련도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라 재정이 부족해 훈련도감 소속 군인들에게 급료를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군인들도 장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했고 나라에서도 이를 눈감아주었다. 하도감이 조선시대 병사들의 기개와 아픔을 목도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도감은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훈련원 공원 일대에 위치해 있었다.

상비군이자 정예병이었던 훈련도감 병사들은 최상급의 보포(保布·병역을 면제해준 장정에게서 거둬들이던 베나 무명)를 지급받았기 때문에 보포를 장사에 활용했다. 식솔들을 시켜 보포를 가공해 팔거나, 방한구 등을 만들어 난전에 직접 뛰어들었다. 종로4가 배오개 일대(현재 광장시장 주변)를 중심으로 장사를 펼쳤고 점차 주변으로 확대되면서 포목시장이 형성됐다. 현 동대문 패션타운의 출발이었다. 전통 무예 창작극 ‘하도감 이생전’은 포목장수 이생이 훈련도감에 입성해 최고의 포목장수로 성장하는 도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훈련도감#패션타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