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셧다운땐 다우 최대 1000P 폭락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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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100만명 강제휴가로 소비 위축… 3~4주 지속되면 성장률 1.4%P 하락”

미국 정부 폐쇄가 현실화하면 4분기(10∼12월) 경제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내려가고 다우지수가 급락하는 등 경제 분야에 미칠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지난달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애널리스트는 미 정부가 3∼4주 정도 폐쇄될 경우 4분기 미 경제성장률이 최대 1.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정부 폐쇄가 없을 경우 4분기 경제성장률을 연율 기준으로 2.5%로 내다봤다. 잔디 애널리스트는 최근 상원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정부 폐쇄가 단지 며칠이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3∼4주 폐쇄는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며 두 달 이상은 미국 경제를 다시 불황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증언했다. 1995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 의장(공화당)의 극한 대치로 11월과 12월에 걸쳐 약 3주간 일어난 정부 폐쇄로 당시 4분기 성장률은 0.25%포인트 하락했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정부 공무원들이 대거 강제 휴가에 들어가면서 소비 위축 등 경제 전반에 미칠 여파가 크기 때문이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전체 연방정부 공무원 210만 명 가운데 국세청 직원, 공원 관리인 등 비핵심 공무원 75만여 명이 강제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100만 명가량이 휴가에 들어갈 것이라고 훨씬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월가에서는 주가의 급락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 소재 사르한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는 “정부 폐쇄가 현실화하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즉시 2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고 하락폭이 1000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지수·Volatility Index)는 지난주에만 18% 치솟으며 27일 15.46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예산안 및 국가부채 증액한도 협상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투자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 폐쇄가 신흥국에 미칠 영향 때문에 한국 등 신흥국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아시아와 동유럽 등 신흥국에서 온 100여 명의 중앙은행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미 연방정부 폐쇄 및 국가부채 한도 증액 협상 결렬이 미 국채 가격의 움직임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향후 외환보유액의 운용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은 안전자산으로 불려온 미 국채에 상당한 금액의 외환보유액을 투자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 셧다운#미국 경제#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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