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의 귀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호주 집권 노동당 대표 경선서… 길라드 제치고 3년만에 총리 복귀

3년 만의 복수였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56)가 26일 오후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집권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줄리아 길라드 총리(52)를 상하원 합계 57 대 45로 물리쳤다. 형식상 입헌군주제이지만 실제로는 의원내각제인 호주에서는 일정 수의 당 소속 의원이 요청하면 대표 경선을 실시한다.

러드 전 총리는 2010년 6월 24일 길라드 당시 부총리가 주도한 경선에 의해 축출됐다. 이번 경선도 당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져 위기에 몰린 길라드 총리가 이날 오전 긴급 제안했다. 경선 직전 “노동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묻는 투표이며 패배할 경우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한 길라드 총리는 경선 뒤 기자회견을 열고 “9월 14일로 예정된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퇴 방침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사상 첫 여성 총리를 밀어내고 러드 전 총리가 복귀한 원동력은 9월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당 내부의 불안감이었다”고 보도했다. 경선에 의해 곧바로 총리 직이 이양되는 것은 아니다. 하원 150석 중 노동당 의석은 71석. 연합정부 구성원인 무소속 및 녹색당 의원 7명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들이 연정을 이탈하면 72석을 차지한 보수당 대표인 토니 애버트 의원이 새 총리가 되거나 총선이 8월로 앞당겨진다. 현재는 연정이 유지되고 러드가 총리에 임명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호주#러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