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사용후핵연료]⑥시급한 중간저장시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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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임시보관창고… 12년 뒤엔 꽉 차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는 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에서 냉각 과정을 거친다. 이런 저장소는 보통 10년 분량을 저장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10년 넘게 가동된 원전에서는 기존 저장 간격을 좁혀 보관 용량을 늘리거나 별도의 ‘중간저장시설’로 옮겨 보관해야 한다. 현재 세계 원전 가동 30개국 중 22개국은 이처럼 완전 처분 전까지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중간저장시설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원전 내 저장조가 포화되기 시작해 저장용량을 늘려도 2024년에는 임시저장시설마저 꽉 차게 된다. 그러나 아직 중간저장시설 용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내년부터 중간저장시설에 관한 의견수렴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용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하는 방법은 크게 ‘습식’과 ‘건식’ 두 가지가 있다. 습식은 사용후 핵연료를 물에 담가 열을 식히고 방사선을 차폐하는 방식이다. 건식은 공기로 사용후 핵연료를 냉각하고 콘크리트나 금속용기를 이용해 방사선을 막는 방식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실증 경험이 풍부한 습식이, 1990년대 이후에는 용량 확장과 장기적인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건식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

중간저장시설에 관한 가장 큰 관심사는 ‘운영기간’이다. 일부는 중간저장시설이 영구처분시설로 고착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저장과 영구처분은 운영기간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영구처분은 최소 10만 년 이상 운영되며 지하 500m 심지층에 건설되는 처분시설이다. 그러나 중간저장시설은 통상 50년에서 100년 정도 운영되고 습식이나 건식 저장방식을 따른다. 중간저장시설로 세운 시설이 영구처분시설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일본의 경우도 50년 동안만 운영된다는 ‘창고론’을 바탕으로 중간저장 용지를 선정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중간저장시설의 운영기간을 결정할 예정인데 그전에 이런 차이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정범진 한국연구재단 원자력단장
#중간저장시설#사용후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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