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착 감기는 5인치 스마트폰, 팬택 베가 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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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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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이 만큼 잘 만들었는데 왜 인기가 없을까?

스마트폰이 인기를 끄는 기준이 해마다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 열풍이 불 2009년 즈음에는 일반 휴대폰을 능가하는 ‘혁신’적 기능이 선택 기준이었다. 그 해를 넘기고 다양한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혁신을 넘어선 ‘사양과 성능’에 사용자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들어서는 4인치 또는 5인치 등의 큰 화면과 펜 입력 기능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예상 외로 히트를 치면서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또 하나의 변화를 가져왔다. 연말을 앞두고 있는 2012년 11월 현재는 하드웨어 요소가 아닌 이른 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이 스마트폰 선택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사용자는 이제 ‘얼마나 빠른가’가 아닌 ‘얼마나 유용한가’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제조사도 최근에는 사양이나 성능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사용 경험’에 초점을 맞춰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 경험을 뒷받침하는 데는 5인치급 화면이 적격이다. 요즘 스마트폰은 단순한 인터넷 서핑, 사진/동영상 재생을 넘어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5인치 화면으로 인해 기기가 커져 한 손으로 능숙하게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건이다. 상대적으로 손이 작은 여성 사용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최대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그 해답은 팬택의 5.3인치 스마트폰 베가 R3(이하 R3)가 제시하고 있다.


5.3인치 스마트폰,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을까?

올 한해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5인치급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노트: 5.3인치/노트2: 5.5인치), LG전자의 옵티머스 뷰 시리즈(5인치. 4:3 화면비), 팬택 베가 NO5, S5(이상 5인치) 등이다. 화면이 크니 4인치 이하 화면보다는 확실히 시원한 느낌이지만 한 손으로 쥐고 엄지손가락으로만 사용하기는 여간 벅찬 게 아니다. 더군다나 한 손으로 무리하게 조작하려다가는 바닥으로 떨어뜨리기 십상이다.

R3는 5.3인치 대형 화면을 채택했지만 전반적으로 길고 날렵하게 디자인되어 4인치급 스마트폰처럼 한 손에 쥐고 사용하기가 용이하다. 전면 화면 주위로 위, 아래 1cm 정도, 좌우 5mm 정도의 베젤(테두리)이 둘러 있는데, 5.3인치 화면에 비교하니 상대적으로 얇게 느껴진다. 두께는 약 1cm다. 본체 뒷면 바닥은 손바닥 굴곡에 맞도록 둥그렇게 디자인되어 한 손에 쥐었을 때 그립감이 꽤 괜찮다.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스마트폰을 쥐어 봤는데 5인치 제품치고는 한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남다르다.


전원 버튼과 음량 조절 버튼도 한 손으로 쥐었을 때 엄지손가락과 검지(또는 중지)손가락 끝 위치에 딱 맞게 배치돼 있다. 물론 두 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것도(화면 캡처, 전원 버튼+음량 낮춤 버튼) 한 손으로 가능하다.


다만 화면 조작은 사용자의 손 크기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본 리뷰어는 제품을 떨어뜨리지 않는 수준에서 한 손 조작이 가능하다. 즉 R3를 왼손으로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화면의 좌측 하단부터 우측 상단까지 무리 없이 닿는다. 물론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가능하지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R3에 비해서는 높은 게 사실이다. R3는 갤럭시 노트와 화면 크기는 거의 비슷하지만 가로 폭이 1cm 정도 좁아 한 손 사용 시 더 안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화면 한 손 조작의 편의성은 인터넷 서핑 시 극명하게 드러난다. 콘텐츠 선택은 물론 문자 입력도 엄지손가락 하나로 처리할 수 있다(물론 문자 입력은 두 손으로 하는 게 더 편리하긴 하다). 마치 4인치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듯 화면 하단 메뉴부터 상단 드롭다운(끌어내리는 형태) 메뉴까지 안정적이면서도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 게임을 즐길 때도 마찬가지다. 엄지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조작해야 하는 ‘템플런(Temple Run)’과 ‘드래곤 플라이트(Dragon Flight)’로 테스트했는데, 왼손으로 쥔 상태에서 엄지손가락 하나로 아무 불편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이 결과는 사용자의 손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 옵티머스 뷰 시리즈와 화면 크기가 거의 비슷한 5.3인치지만 한 손으로 큰 무리 없이 조작할 수 있다는 건 분명 R3 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두 제품에 비해 길쭉한 직사각형 화면 비율(16:9)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참고로 조만간 출시될 애플 아이폰5도 R3와 같은 길쭉한 화면 비율(4인치)이다. 최대 해상도는 갤럭시 노트2와 동일한 1,280 x 720으로 HD급 화질을 출력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샤프 사의 네추럴 IPS PRO를 탑재했다. IPS 디스플레이 패널은 시야각이 넓어 고급 모니터 등에 주로 사용된다.

전형적인 스마트폰 디자인, 듀얼 포트 충전기는 덤

대부분 대동소이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디자인을 감안하면 R3는 그나마 독창적이라 할만 하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뒷면 커버의 빗살 패턴 무늬다. 뒷면 커버는 분리할 수 있는데 뒷면 하단 부분만은 광택 소재를 적용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패턴 무늬 덕에 한 손에 쥘 때 착 달라 붙는 느낌이 나는 듯하다. 책상 등에 올려 놓았을 때 자잘한 흠집도 나지 않을 테니 유리하기도 하다.


또 하나의 독창성은 전면 화면 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디스플레이 위에 투명한 강화 유리(같은) 소재를 덮었음을 알 수 있는데, 유리 가장자리를 완곡하게 다듬어 놓아 마치 크리스털 글라스를 부착한 듯하다. R3 패키지에는 화면 보호필름도 기본 제공되지만 이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될 만큼 생활 흠집에 강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어찌 보면 보호필름이 선명하고 깨끗한 화면을 탁하게 만들 지도 모른다.


그 외 전반적인 디자인은 다른 스마트폰과 크게 다를 바 없다. R3는 검정색, 흰색 모델로 나뉘지만 개인적으로 검정색보다는 흰색 모델이 더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구글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버전이 적용됐고, 앞서 언급한 대로 좌우측 면에 각각 음량 조절 버튼, 전원 버튼이 달려 있다. 윗 면에는 이어폰/헤드폰 단자와 DMB 안테나가, 아랫 면에는 USB 충전/동기화 단자가 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나 옵티머스 뷰 시리즈처럼 입력 펜이 들어 있으면 더 좋을 법하나, ‘한 손 사용’을 표방하는 제품이기에 인정할 만하다. 물론 입력 펜 액세서리를 따로 구매해 사용해도 좋다(펜 사용에 대해서는 차후 다시 다룬다).


안드로이드 기본 버튼인 홈 버튼, 취소(돌아가기) 버튼, 메뉴 버튼은 화면 내 소프트 버튼 형태로 내장됐다. 평소에는 이 소프트 버튼으로 인해 화면 크기가 조금 줄어들지만,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사진 재생 시 이 버튼을 숨길 수 있어 5.3인치 화면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소프트 버튼 숨김 기능은 안드로이드 기본 앱(애플리케이션)에만 적용된다. 기본 앱이 아니더라도 동영상/사진 재생 시에는 소프트 버튼이 사라진 전체 화면을 출력된다. 어떤 앱이든 소프트 버튼을 숨길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으리라.


보호필름 외 제품 패키지에 포함된 기본 액세서리 중에는 눈에 띄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충전기다. 일반적인 충전기와는 달리 USB 포트가 두 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나보다는 둘이 이래저래 낫다. 일반 USB 충전 단자를 이용하는 모든 기기를 충전할 수 있으니 활용도는 높다 하겠다. 팬택 관계자에 따르면 이 충전기만 따로 구입할 수 없느냐는 소비자 문의도 많다고 한다. 더구나 급속 충전기라 충전도 빠르다. 단 R3 충전/동기화용 USB 케이블은 하나만 들어 있다.


‘괴물폰’이 될 수 있었던 막강 사양

얼마 전 출시된 LG전자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는 2012년 11월 현재 최고 사양을 내장하여 ‘괴물폰’이라는 애칭을 얻었다(애칭만 얻었을 뿐 돌풍을 일으키진 못했다). 베가 R3 역시 그런 옵티머스G에 뒤지지 않는 막강 사양을 갖췄다. 어찌 보면 스마트폰이 PC의 성능 수준에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기본 사양만 간단하게 나열해도 여러 가지다. 우선 CPU가 코어가 4개 들어간 1.5GHz 쿼드코어 제품이다. 현존 최고는 아니지만 그에 가깝다. 메모리(RAM)은 2GB다. 현재 2GB 들어간 스마트폰 몇 개 없다. 내부 저장소는 16GB며, 마이크로SD 외장 메모리 슬롯을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R3의 특장점이라면 역시 1,300만 화소의 카메라(후면)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초다. 물론 일반 디지털카메라(이하 디카)의 동급 화소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1,000만 이상 화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건 분명 고무적이다. 디카를 소지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디카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뜻한다. 화질을 먼저 확인해 보자.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치고는 결코 나쁘지 않다. 아니 이 정도면 썩 괜찮다. 촬영한 사진의 크기는 4,192 x 3,104(가로/세로)이며, 용량은 약 3.5MB 정도다. 디카처럼 깔끔하고 선명한 화질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일상적인 모습을 담을 것이라면, 그리고 3x5 또는 4x6 사이즈로 인화할 것이라면 모자람이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미니홈피 등에 올릴 것이라면 오히려 남는다. 전문 사진 작가인 김중만 씨가 R3로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소리가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촬영 모드/효과도 여러 가지를 제공하고 있으니 재미 삼아 찍어 보기 좋다. 참고로 전면 카메라는 200만 화소다.

‘괴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요물’ 수준의 성능은 발휘하니 스마트폰 사용에 거침이 없다. 쿼드코어 CPU에 2GB 메모리라면 그럴 만하다. 앱은 터치하는 족족 망설임이나 머뭇거림 없이 실행되고 종료된다. 물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특성 상 앱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고 메모리(RAM)에 남아 가끔은 이를 정리해 줘야 하지만(작업 관리자 앱), 전반적인 성능에 있어 의심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요즘 스마트폰이 기본 지원하는 멀티태스킹(다중작업)도 무난하게 처리된다. 영화를 재생하며 메신저를 사용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며 메모 앱을 띄워 메모를 입력할 수 있을 수준이다(미니윈도우 기능으로 가능하다. 이에 대해서도 차후 설명한다). 스마트폰에게 더 이상의 성능 향상은 큰 의미 없을 것 같다.


베가 R3는 배터리 사양 역시 눈 여겨 볼만 하다. 배터리 용량은 2,600mAh로 유사 제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부족하지만(갤럭시 노트: 2,600mAh/갤럭시 노트2: 3,100mAh), 충전 속도 하나는 인정할 만큼 빠르다. 물론 배터리 소모 속도 역시 제법 빠르지만(이는 R3만의 현상은 아니다), 신기하리만치 충전이 빠르다. R3 전용 충전기든 일반 마이크로USB(5핀) 충전기든 다른 기기보다는 확실히 빨리 충전된다. R3의 공식 사양표에 따르면 배터리 완전방전 상태에서 완전충전 하는데 약 100분이 걸린다 한다. 정말 그럴까? 본 리뷰어는 R3 전용 충전기, 일반 충전기를 통해 완전방전(켜지지 않는 상태) 후 완전충전까지(배터리량 100% 표시)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결과는 전용 충전기는 119분, 일반 충전기는 127분을 기록했다. 10분~20분이 초과됐지만 완전방전·완전충전까지 불과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자랑 거리라 할 수 있다. 배터리량이 절반 정도 남았다면 1시간 이내에 완전충전 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R3는 여분의 배터리를 제공하니 교체할 수 있지 않은가. 배터리 교체 가능 옵션은 배터리 소모가 심한 고성능+LTE 통신 시대에 대단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R3가 경쟁 제품을 넘어서려면…

외형이나 디자인, 사양, 기능 등을 면밀히 따졌을 때 베가 R3는 잘 나가는 경쟁 제품에 결코 밀릴 제품이 아니다. 사용하면서 감지된 약간의 아쉬운 점은 R3 만의 것은 아니기도 하다. 만족할 만큼 충분히 잘 만들었고 기대 만큼 그 결과를 보여주는 고급 스마트폰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R3가 사용자들에게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얽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제조사인 팬택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시장 공략이 불가피하리라 본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 놓고 소리소문 없이 사장되게 한다면 그 예산 이상의 가치가 소멸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경쟁사처럼 엄청난 홍보/마케팅 예산을 쏟아 붓기 어렵겠지만, 이전보다는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 판단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베가 R3의 고유 기능과 특징에 대해, 3부에서는 기본 앱의 사용법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 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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