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캠프, 전국에 100개 이상 지역포럼 만들기 본격화… 여야 ‘安 블랙홀’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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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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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PK-민주 호남 조직 이상기류… 정당 지역조직 누수

인천 차이나타운 찾은 安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한 음식점 입구에서 일명 ‘공갈빵’을 산 뒤 시식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인천 차이나타운 찾은 安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한 음식점 입구에서 일명 ‘공갈빵’을 산 뒤 시식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새누리당의 부산 출신 A 의원은 며칠 전 지역구의 B 구의원에게서 날벼락 같은 얘기를 들었다. B 구의원은 과거 자신이 모셨던 전직 국회의원과 함께 무소속 안철수 후보 진영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털어놓았다. A 의원은 B 구의원에게 2014년 지방선거 이후 구의회 의장에,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A 의원은 “이런 일이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풀뿌리 지역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전남도의회의 김옥기(나주) 양경수 구복규 의원(이상 화순)과 나주시의회 김종운 의장, 화순군의회 박광재 의장 등 지방의원 11명은 22일 전남도의회에서 안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의 ‘안방’으로 여겨지는 전남지역에서 지방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안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4·11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최인기 전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북지역의 분위기는 더욱 심상치 않다”며 “이 지역 민주당 조직의 30%가량이 안 후보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진영으로 빠져나갔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4·11총선 당시 전북지역의 민주당 공천 경쟁률이 4.45 대 1이었다”며 “지역구별로 당선자 1명을 빼고 나머지 3, 4명이 각자도생에 나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역조직이 요동치자 민주당 중앙당은 추석을 전후해 각 시도당에 ‘민주당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돕는 당원이 있는지 조사해 중앙당에 보고하라’는 내용의 공문까지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히려 “당직자나 대의원도 아닌 평당원까지 조사하라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발을 샀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총선의 역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을 통해 각 정당의 지역조직이 단단히 뭉치기보다 공천 당시 ‘물갈이 태풍’ 속에서 신구(新舊) 갈등이 깊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대선이라는 큰 판이 벌어지자 현역 의원과의 당내 경쟁이 버거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딴살림’을 차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도 ‘딴살림 러시’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후보의 슬로건인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든 허영재 씨와 손 후보의 공보특보를 지낸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이 최근 안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태흥 씨도 안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이 씨는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병석을 마지막까지 지킨 김 전 고문의 측근이다.

안 후보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제3지대’에 버티고 있는 점도 정당의 지역조직을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안 후보가 ‘정치쇄신’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안철수행(行)’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안 후보 측은 지역 곳곳에 ‘국민포럼’을 만들어 정당의 지역조직을 흡수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주 전북 전주에 ‘안심포럼’이 창립한 데 이어 23일에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광주전남 시민정책포럼’과 ‘대구경북 진심포럼’이 각각 창립대회를 열었다. 안 후보 측은 지역조직을 대신할 포럼을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 만들 방침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안철수#지역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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