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선 레이스]“경제·민생·복지가 최우선”… 정치보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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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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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학회 대선 10대 어젠다

전문가와 유권자들은 18대 대선에서 후보와 정당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를 꼽았다.

한국정당학회는 20일 국회에서 ‘18대 대통령선거 전망과 정책선거의 조건’을 주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원의 추계학술회의를 열었다. 학회는 이날 학술회의에서 18대 대선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10대 매니페스토(대국민정책계약) 어젠다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10대 어젠다에는 ①경제와 복지의 조화 ②일자리 창출 ③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 양극화 해소 ④공교육 신뢰 회복과 교육의 본질 구현 ⑤사회적 균형발전을 위한 경제정책 ⑥국민 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리더십 ⑦고령화 대비 사회안전망 구축 ⑧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정책 설계 ⑨대북정책 원칙 마련과 남북관계 개선 ⑩지역 간 균형발전 등이 포함됐다.

학회는 전문가 델파이조사(전문가 심층조사)를 통해 10개 어젠다를 도출한 뒤 전국 1000명의 유권자 정책수요조사를 거쳐 순위를 최종 선정했다.

10개 어젠다는 역시 경제·민생, 사회·복지 분야가 6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 분야의 어젠다를 최우선 과제로 꼽은 응답자는 81.8%에 이르렀다. 특히 ‘경제와 복지의 조화와 실행’에 이어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를 상징하는 ‘사회 양극화 해소’가 차례로 1, 2, 3순위에 올랐다. 직접적인 삶의 혜택을 줄 어젠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셈이다.

반면에 역대 대선에서 주요 쟁점이 됐던 정치·행정, 외교·안보 분야 어젠다는 4개에 그친 데다 우선순위도 뒤처졌다. 전문가 조사에서 5위로 선택된 ‘남북관계 개선’은 유권자 수요조사를 거치며 9위로 밀렸다. 한국사회의 정책적 무게중심이 국가에서 개인의 삶으로 옮겨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권자들이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 양극화 해소’에 앞서 ‘경제와 복지의 성공적인 조화’를 1순위로 꼽은 것도 흥미로운 부분.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어떻게 조화시킬지 그 해법을 각 후보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이나 지역, 연령 등 사회 경제적 배경이나 분야별 관심도에 따라 선호하는 어젠다도 차이를 보였다. ‘소득 불균형에 따른 사회 양극화 해소’의 경우 정치·행정 어젠다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더 강조했다. 이는 양극화 문제가 정치적 의지와 행정적 조치가 뒷받침돼야 풀릴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 ‘공교육 신뢰 회복’은 교육 경쟁이 상대적으로 심한 서울지역 유권자와 여성들의 요구가 강했다. ‘일자리 창출’은 젊은층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 세대에 걸쳐 중요한 화두였다. 이는 정당이나 후보 선호도와 별도로 정책 쟁점에 따라서도 유권자층이 나뉘어 있으며 이들은 자신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정당학회장인 이현출 국회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대선을 3개월 앞두고도 선거구도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 정책이 실종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목표가 확실한 정치, 평가가 가능한 정치, 집행을 담보하는 정치로의 체질 변화를 위해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당학회#어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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