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돌아온 수임료 역경매

동아일보 입력 2012-09-12 03:00수정 2012-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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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무한경쟁 시대… 온라인 법률정보업체 ‘로114’ 10월 출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쏟아지고 외국 로펌의 국내 진출로 변호사업계가 무한경쟁 체제로 치달으면서 역경매로 고객을 잡으려는 법률회사까지 등장했다. 의뢰인이 먼저 기준가를 제시하면 변호사들이 더 싼 가격을 제시해 선택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려는 업체가 나온 것이다. 역경매는 수요자의 경쟁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일반 경매와 달리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공급자가 소비자로부터 낙찰받는 방식이다.

10월 1일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법률정보서비스업체 ‘로114’(www.law114.co.kr)는 11일 “로114에서 활동할 사법시험 및 로스쿨 출신 변호사, 기업 법무업무 담당자 등 500여 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법률전문가와 의뢰인을 연결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채팅 서비스와 함께 역경매를 통한 중개까지 할 계획이다. 이 업체 정창룡 대표는 “그간 법률시장은 변호사가 결정한 가격을 의뢰인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변호사가 선택받는 시스템을 최초로 시도해 의뢰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법률 서비스 혁명을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온라인 변호사 중개 사이트는 ‘금품을 받고 변호사를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어려움을 겪었다. 2001년 문을 연 변호사정보제공업체 ‘로마켓’은 2004년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고발 이후 논란 끝에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법률상담전문 사이트 ‘로시컴’도 6월 대한변호사협회의 고발로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역경매 방식으로 변호사를 중개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변호사가 늘어나고 사건 수임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불법 논란에도 중개 사이트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노영희 대변인은 “(역경매 법률서비스는) 변호사마다 제공하는 법률서비스가 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무시한 것”이라며 “사이트가 서비스를 시작하면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따져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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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대해 정 대표는 “변호사 등 구성원들로부터 일체의 돈을 받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수익이 나지 않았지만 법률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가 사이트로 몰리면 수익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 대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당장 개업이 힘든 만큼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률시장에서의 큰 반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변호사#역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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