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2월 대선, 2030 높은 투표율이 희비 가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4월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크게 높아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체 선거인 가운데 10.3%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투표율은 18대 총선보다 13%포인트 올랐다. 30대의 투표율 상승폭도 10%포인트였다. 전국 표심(票心)의 풍향계인 서울에서 20대 투표율은 46.2%, 30대 투표율은 49.0%였다. 18대 총선 때보다 각각 15.7%포인트, 12.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에 비해 서울의 40대 이상 투표율은 60.6%로 18대 총선보다 3.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새누리당은 18대 총선 때 서울의 48개 지역구 중 40석을 차지했지만 19대 총선에서는 16석에 머무르고 말았다. 높아진 2030세대의 투표율이 새누리당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역대 선거에서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은 국회의원 선거보다 높았다. 대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대선의 투표율이 19대 총선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투표율이 높아지면 전체 유권자의 41%를 차지하는 2030세대의 투표율도 같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에선 2030세대의 표심이 과거보다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총선 직후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민주통합당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 17.5%포인트, 30대는 27.3%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의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근거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세론’에 취해 있다가는 대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역시 ‘2030세대=야당표’라는 낙관론에 안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2030세대가 맹목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2030세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에서 당시 한나라당에 졌다. 2030세대는 그때그때 현안에 따라 지지 성향을 바꾸는 ‘스윙 보터(swing voter)’의 면모를 보인다. 민주당에 이해찬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당 지지율이 반짝 오르는 ‘전당대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2030세대의 외면과 무관치 않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최근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은 (국민이) ‘당신들은 구호는 멋있지만 능력이 없다. 그 대신 반대하는 것은 잘하니 야당이나 하라’고 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한 것을 민주당은 곱씹어봐야 한다.
#사설#대선#2030투표율#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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