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후궁’ 조여정, “노출이 전부? 영화 진가 드러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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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1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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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의 의연함과 강인함이 저와 많이 닮아있죠” 영화 ‘후궁’에서 화연 역으로 열연한 조여정.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화연의 의연함과 강인함이 저와 많이 닮아있죠” 영화 ‘후궁’에서 화연 역으로 열연한 조여정.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노출이 영화의 전부일까요? 곧 진가가 드러날 거라고 믿어요.”

조심스럽지만 강했던 조여정의 믿음을 관객들이 알아봤을까?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이 공식 개봉 6일 만에 관객 수 100만 명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 주말이었던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52만2386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시사회와 전야 상영까지 누적 관객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

영화 ‘후궁’은 어쩔 수 없이 궁에 들어가야 했던 여인 화연(조여정)과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내시가 되는 권유(김민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여인 화연을 바라보기만 하는 성원대군(김동욱)이 펼치는 궁에서 일어나는 미친 욕망을 그렸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조여정은 수척해져 있었다. 몰입했던 화연의 삶에서 빠져나오려고 한 달 동안 끙끙 앓았다고.

“연기 할 때는 하느라 힘든 것도 몰랐어요. 다 해놓고 나니까 무언가 빼앗긴 느낌이 들었죠. 후련하기 보다는 후유증을 극복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조여정은 극 중 권유와 성원대군, 두 남자를 손에 쥐고 흔드는(?) 팜므파탈 여인 화연을 연기했다. 누구에게 더 연민의 감정이 들었을까.

“성원대군이죠. 화연의 사랑을 목말라 하는데 줄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좋다고 달려만 오는지 마음이 아팠어요. 권유와는 열심히 사랑했으니까…”



성원대군처럼 그렇게 일방적으로 사랑해준 사람이 그녀에게도 있었는지 궁금했다.

“저도 그런 사랑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어려서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가진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나를 열심히 사랑해줬던 사람의 기억도 생각나더라고요. ‘아~ 어마어마한 감정이었구나’를 뒤늦게 깨닫게 됐을 땐 몰라줬던 미안함에 마음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사랑은 조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거 같아요. 내가 사랑을 줄 수 없는데…. 둘 다 불행해 질 수는 없잖아요.”

조여정은 극중 화연과 묘하게 닮았다. 그녀도 화연과 자신의 의연한 모습이 닮았다고 했다. 애써 도망가거나 숨지 않으려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조여정은 영화의 노출에 대해서도 생각을 털어놨다. 모든 관심이 노출에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영화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며 “무엇으로 관심을 갖더라고 일단 보게 되면 영화의 가치를 알 게 될 것이다”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영화 ‘후궁’ 속 베드신은 크게 성원대군과 중전의 합방 장면, 권유와 화연의 애틋한 사랑, 성원대군과 화연의 핏빛 정사로 나뉘어 진다.

이에 대해 조여정은 “처음부터 고민했던 것도 베드신이다. 또 우리 영화의 베드신은 배우 모두가 극한의 감정을 끌고 오기 때문에 정말 어렵고 힘들었다”라고 당시의 감정을 떠올렸다.

아버지를 잃고 오열하는 화연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니 “촬영 들어가기 30분 전 부터 울고 있었다. 체면이고 뭐고 미친듯이 울었더니 한 번에 오케이 됐다”며 “나중엔 눈이 헐어 밖에 못 나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장면에서 김대승 감독은 조여정에게 “이런 순간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손을 꼭 잡아줬다.



영화후반 명장면 중 하나의 성원대군과 화연의 베드신에 대해서는 “너무 복잡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장면 하나를 위해 정말 여러 각도로 자세를 취해봤고 결국 선택한 것이 영화 속 장면이다. 그 때 화연은 미치지 않았지만 또렷한 정신도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연을 내려놓으며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일까? 조여정은 인터뷰 내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 아파했다.

“이번 영화에서 힘든 걸 쏟아냈으니까 다음에는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네요. ‘후궁’ 많이 보러 와주세요. ”

인터뷰를 마친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의 바람대로 ‘후궁’은 거침 없는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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