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종북-폭력의 그림자]이석기의 CNP, 당권파 돈줄 드러나자 ‘브랜드 세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CNP전략그룹 →CN커뮤니케이션으로 회사명 바꿔
80년대 운동권 ‘CNP 논쟁’서 이름 따왔을 가능성
진보교육감 선거업무 대거 수주… 대선계획 문건도

문 굳게 닫힌 CNP 통합진보당 당권파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가 몸담았던 정치컨설팅업체 ‘CNP전략그룹’의 사무실 입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이 회사는 12일 통진당 중앙위 폭력사태에 가담한 대학생들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이름을 ‘CN커뮤니케이션’으로 바꿨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문 굳게 닫힌 CNP 통합진보당 당권파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가 몸담았던 정치컨설팅업체 ‘CNP전략그룹’의 사무실 입구.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이 회사는 12일 통진당 중앙위 폭력사태에 가담한 대학생들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이름을 ‘CN커뮤니케이션’으로 바꿨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통합진보당 ‘5·12 폭력 중앙위원회’ 사태에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과 당권파가 긴밀하게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권파 핵심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인이 운영했던 정치컨설팅회사 ‘CNP전략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폭력에 동원된 대학생들이 당권파의 ‘자금줄’ 가운데 하나로 의심되는 CNP전략그룹을 매개로 엮여있는 ‘이석기 키즈’라는 의혹 때문이다.

CNP전략그룹은 최근 이름을 ‘CN커뮤니케이션’으로 바꾼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정치권에선 “통진당 사태로 이목이 집중되자 시선을 피하기 위해 ‘브랜드 세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CNP전략그룹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5층 건물의 3층에 위치한 CNP는 275.12㎡(약 83평) 규모의 한 층을 모두 쓰고 있었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 탓에 인터폰을 통해 금영재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금 대표는 이 당선인이 총선 출마를 위해 2월 CNP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자 대표직을 이어받은 최측근이다. 금 대표는 통진당 이청호 부산 금정위원장이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을 제기하자 그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금 대표는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은 채 직원을 통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 위원장이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을 곡해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는 포스터와 책 등이 어지럽게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CNP 관계자는 문 앞 CNP 로고를 가리키며 “기업 이름을 변경해서 전부 새로 고쳐야 한다”며 “회사 홈페이지가 현재 공사 중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CNP의 홈페이지(www.cnpeace.co.kr)는 며칠째 ‘공사 중’이다.

2005년 2월에 설립된 CNP는 대학 총학생회 사업과 선거 관련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매출 30억 원, 당기순이익 1억 원을 올렸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 후보들의 선거업무를 대거 수주했다. 최근 비리 혐의로 구속된 장만채 교육감의 경우 CNP가 장 교육감의 선거광고대행, 홍보영상 차량 제작 외에 대선 프로젝트 문건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장 교육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대선 프로젝트 문건을 CNP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이석기, 사퇴 압박에도 의원 등록…그가 얻는 것은?

CNP의 회사명은 주된 업무 분야인 △전략기획·조직득표전략 등의 선전업무(Campaign) △후보자 이미지 구축·후보자 교육 등의 육성업무(Incubating) △지상파 광고, 신문광고 등의 홍보업무(PA·Public affairs)에서 한 글자씩을 따와서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당선인의 과거 경력을 거론하며 1980년대 운동권 내부의 ‘CNP 논쟁’에서 이름을 딴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CNP 논쟁은 운동권 계파들이 사회변혁 방식과 관련해 ‘시민적 민주변혁(Civil Democratic Revolution·CD)’, ‘민족민주변혁(National Democratic Revolution·ND)’, ‘민중민주변혁(People’s Democratic Revolution·PD)’ 등의 입장으로 나누어 토론했던 것으로 영문 첫 글자를 따 CNP 논쟁으로 불렀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통합진보#이석기#CNP전략그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