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단독 인터뷰] 트레비스 “한국에서 다시 던지고 싶다”

  • Array
  • 입력 2012년 5월 14일 14시 49분


코멘트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트레비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트레비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동아닷컴]

최근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한 전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가 약 2주 만에 지명할당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4일(한국시간) 트레비스를 지명할당 처리했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제레미 아펠트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초 메이저리그에 승격하는 기쁨을 맛봤던 트레비스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 보름도 되지 않아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나게 됐다.

지명할당의 경우 10일 동안 다른 팀에서 지명하지 않게 되면 FA 자격을 얻거나 소속팀의 마이너리그팀에 합류하게 된다. 트레비스의 경우 큰 경쟁력이 없어 지금 상태로는 다른 팀의 지명을 받기가 쉽지 않다. 사실상 방출인 셈.

메이저리그 잔류가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트레비스의 한국복귀가 가시화 되고 있다. 트레비스는 최근 몇몇 한국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병 투수들이 부진한 팀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수다.

트레비스 역시 한국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트레비스는 최근 가진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조건이 맞는다면 언제든 한국에서 다시 던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트레비스는 “한국의 열정적인 야구팬들과 응원문화가 기억에 남는다”면서 “여전히 한국팬들과 SNS로 대화를 나누고 있고, 한국팬들의 질문에 최대한 많은 답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트레비스는 “한국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KIA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열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 함성과 사랑을 다시 한번 더 느끼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미국에서 뛰고 있지만 언제든지 한국으로 컴백할 의사가 있음을 알 수 있는 트레비스의 발언이다.

트레비스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악동’ 이미지로 굳어졌던 트레비스의 새로운 모습과 그의 한국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부터 한국 프로야구로의 복귀가능성이 높아진 트레비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인터뷰는 방출되기 불과 이틀 전에 이뤄졌다.
<다음은 트레비스와의 일문일답>

-메이저리그에 재진입한 걸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달라.

: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매우 기쁘다. 이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현실이 매일 나를 들뜨게 한다. 메이저리그는 경쟁이 심한 곳이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새로운 목표란 무엇인가.
: 힘들게 메이저리그로 다시 돌아온 만큼 우선은 이곳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가시적인 수치상의 목표보다는 매 경기 투입될 때마다 공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 우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게도 나의 존재를 각인시켜주고 싶다.

-다른 목표는 없나.
: 몇 가지 추가하자면 내 보직이 중간계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 또 꾸준하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코칭스태프가 언제든 나를 믿고 등판시킬 수 있도록 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 어깨와 팔 등 전체적인 몸 상태는 매우 좋다. 몸이 건강하니 하루하루가 즐겁고, 등판여부와 상관없이 다시 돌아온 빅리그 생활을 즐기고 있다. (웃으며) 물론, 불펜에서 몸만 풀고 등판하지 못하면 아쉽기는 하다.

-언론에 ‘한국프로야구무대 복귀’와 관련된 당신의 기사가 나왔다. 한국행을 고려하고 있었나.
: 한국뿐만 아니라 계약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내 에이전트가 관리한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트리플A에서 던지고 있을 때 몇몇 한국프로야구 팀에서 내 의사를 타진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액수가 포함된 제안은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메이저리그로 승격했다.

-올 시즌 트리플 A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라는 눈부신 활약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자책점 9.00으로 부진하다.
: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던졌다고 말할 순 없지만 반대로 최악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타자들에게 깨끗한 정타를 허용한 적이 별로 없다. 빚맞은 안타가 많다. 빅리그 생활에 적응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다.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트레비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트레비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한국에서는 선발투수로만 뛰었는데 지금은 중간계투다. 어떤 보직이 더 편하고 좋은가.
: 선발투수로 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선발이 더 편하다. 중간계투는 선발에 비해 체력적인 소모나 상대해야 하는 타자수도 적다. 달리 말하면 중간계투가 선발투수에 비해 부담감이 더 적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내 경우는 선발투수가 더 좋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보직을 바꿀 생각이 있다는 이야기인가.
: 아니다. 보직에 상관없이 어떤 역할이 주어지던지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우선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이야기를 하자. 길지 않은 생활이었지만 한국생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무엇인가.
: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문화와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몸을 풀기 위해 야구장에 나갔을 때, 그리고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마다 보여준 야구팬들의 함성과 열정적인 응원문화는 최고였다. 지금도 가끔 SNS등을 통해 한국 팬들과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곤 한다.

-아직도 SNS를 통해 한국 팬들과 소통한다니 놀랍다.
: 한국 팬들에게 연락이 오면 바쁘거나 운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항상 답변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한국 팬들에게 받은 과분한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한국에서 뛸 때 모델출신이었던 당신 부인의 미모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부인은 잘 지내고 있는가.
: 잘 지내는 걸로 안다. 현재 아내와 이혼소송 중이다. 조만간 잘 정리될 것 같다.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아 미안하다.
: (미소와 함께) 아니다, 괜찮다.

-야구 외에는 주로 무슨 일을 하고 지내는가.
: 주로 집이나 호텔(숙소)에서 지낸다. 경기를 마치고 집에 오면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쉬면서 체력을 충전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이다.

-한국 프로야구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다. 호주, 미국, 한국야구를 경험했다. 동서양의 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의 눈으로 볼 때 한국야구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 어느 나라든 그들만의 독특한 야구문화가 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한국의 야구문화를 존중한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의견이니 곡해하지 말기 바란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연습량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하는 기간도 너무 짧은 것 같다.

-내년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열린다. 당신도 호주대표로 참가할 것인가.
: 호주대표팀의 부름이 있다면 당연히 참가의사를 표현할 것이다. 다만 현 소속팀이 보내 주느냐가 문제다. 예전에 내가 애리조나 디백스 소속이었을 때도 WBC에 참가하고 싶었으나 소속팀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내년에도 참가할 의사가 있지만 소속팀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당신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 나에게 야구는 종교라고 할 만큼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한국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KIA 팬들이 보여준 사랑과 열정은 정말 고맙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 함성과 사랑을 다시 한번 더 느껴보고 싶다.

-그렇다면 한국프로야구무대 복귀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가.
: 물론이다.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다. 조건이 맞는다면 언제든 한국에서 다시 던질 의향이 있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