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 “바이오벤처 11년 만에 운좋게 신약 개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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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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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 인터뷰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메디포스트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양윤선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메디포스트는 10년 넘는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메디포스트 제공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메디포스트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양윤선 대표가 포즈를 취했다. 메디포스트는 10년 넘는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메디포스트 제공
“연구자들이 무턱대고 바이오벤처 창업에 나서면 생고생을 합니다. 저희는 운 좋게 12년을 버텼네요.”

바이오벤처 창업자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10일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는 특유의 말투로 조근조근 말했다.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연구자’ ‘생고생’이라는 단어에서 그가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양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 일했던 전형적인 연구자 출신이다. 그동안 사업이 얼마나 고됐는지 그는 “연구자들이 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차라리 기존 바이오기업과 산학협력을 하는 방안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고도 했다.

창업한 지 10년을 넘긴 벤처기업이 드물 정도로 척박한 한국 바이오업계에서 메디포스트는 신화로 통한다. 이 회사는 이른바 황우석 사태, 제대혈 파문 등 숱한 위기를 이겨내고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정상을 달리고 있다. 10년 넘도록 끈질기게 연구개발(R&D)에 매진한 끝에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란 환자의 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와는 달리 다른 사람의 몸에서 기증받은 줄기세포를 원료로 생산한 의약품이다. 따라서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보다 훨씬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고, 제품을 규격화해 일관된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달 말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카티스템은 현 시술법으로는 완치하기 힘든 퇴행성 혹은 심각한 외상성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연골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이다. 현재 이 약은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제 중에선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까지 받았다.

그는 바이오신약 부문이 기존 케미컬(화학약품) 분야에 비해 R&D 과정이 까다롭지만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로선 글로벌 제약사를 앞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역사가 짧고 아직 초창기여서 선진국과 동일선상에서 출발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나선 2001년만 해도 모든 것이 막막했는데 드디어 11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며 “메디포스트가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대명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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