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이 미뤄진 배기가스 결함 결과 발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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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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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국토부의 배기가스 유입관련 제작결함조사 결과발표가 무기한 유보됐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그랜저 HG 단일 모델에 적용하던 개선품(익스트렉터 그릴) 차종을 K7, K5에 추가 적용키로 했다.

지난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측은 그랜저 HG 배기가스 유입현상에 대한 제작결함조사 중간발표를 통해 그랜저 HG 외에 무작위 선정한 국산 13차종, 수입 5차종에서 배기가스 유입 확인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연구소는 실내로 유입된 일산화탄소의 유해성 여부를 전문가 자문을 통해 12월 15일 최종 판단키로 하고, 국내 운행 중인 차종 전반에 걸쳐 일산화탄소 실내 유입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배기가스 결함여부에 대한 판단은 무기한 유보됐다. 판단이 연기된 데에는 배기가스 유입에 대한 기준이 전무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가 쉽지 않으며, 유입된 배기가스에 포함된 일산화탄소의 유해성에 대한 의학적 판단과 실험의 적절성, 기준 설정 등에서 난관에 부딪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기가스 관련 실험결과를 제조사에 통보했지만, 리콜 등 관련 규제가 없어 자발적 무상수리로 끝났다”며 “관련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자동차안전국제회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신속한 도입이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경부와 보건복지부 등의 관계부처와 함께 노력중이지만 관련 근거자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 차량에 걸친 공식적인 결과발표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배기가스 유입과 관련된 차량 결함이 판단되더라도 규정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과 유럽 등 무역대상국과의 공조 없이 단독으로 관련 규제를 도입할 경우 무역장벽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

한편 기아차는 K7, K5 관련 동호회를 통해 ‘배기가스 유입관련 개선조치 계획’이란 공문을 16일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배기가스 실내 유입 건은 세계적으로 처음 확인된 문제로 평가방법이나 기준이 없던 터라 개발 시 사전대응을 못했지만 관련 담당자들이 신속히 개선방안을 마련해 문제차량에 적용시키고 있다”며 “K7과 K5의 경우 그랜저 HG에서 개선한 환기구를 이미 확대 적용시켰고 차체 측 유입경로 차단작업도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속도감응형 공기순환시스템을 적용하면 양산차에 대한 대책이 끝나는 상황”이라며 “기존 출고된 차량에 대해선 무상수리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호회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 게시판에는 “결국은 HG에 적용한 것과 동일하게 해준다는 말인데 솔직히 실망입니다”, “전혀 개선되지 않은 그랜저에 적용된 방법 그대로 따라하는 것, 알던 사실을 공문으로 알리는 것일 뿐” 등의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배기가스 관련 무상 수리가 진행되는 차량은 그랜저 HG(2400cc, 3000cc, 3300cc) 가솔린 모델로 2010년 12월 30일부터 2011년 10월 28일까지 생산된 9만15대이다. 배기가스 실내유입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을 제기하는 차량에 한해 공기 익스트렉터 그릴 교환, 배기가스 유입 홀을 막는 작업이 내년 11월 3일까지 무상으로 진행된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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