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4]박원순, 1996년이후 변호사 활동 안했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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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다국적기업<킴벌리클라코포레이션-유한킴벌리>공동 변론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2004년 초대형 특허소송에서 다국적기업의 편에 서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변호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후보는 그동안 “1996년부터 변호사를 그만뒀다”고 주장해 왔다. 박 후보는 2009년 4월 발간된 ‘희망을 심다’(박원순 지승호 공저)에서 이강백 아름다운재단 사무처장의 말을 인용해 “그 좋다는 변호사직을 헌신짝처럼 내던졌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수시로 진보좌파 진영의 공격 대상으로 오르내렸던 김앤장이 변론하던 사건에 박 후보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 토종기업과 싸우던 다국적기업의 편에 섰다는 점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원의 재판기록 등에 따르면 박 후보는 2004년 12월 17일 다국적기업인 킴벌리클라크코포레이션과 유한킴벌리가 LG생활건강, LG화학, ㈜LG를 상대로 “특허가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공동대리인으로 참여했다. 기저귀 특허 소송은 플랩이 달린 기저귀 및 유체투과성 재질 등의 특허권을 놓고 1996년부터 13년간 벌어진 소송이다. 소송가액이 15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소송으로도 유명했다.

킴벌리 측은 당시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사건을 진행해 1심에서 승소했다. 박 후보는 항소심이 종료될 즈음 자신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산하 소속 변호사 5명과 함께 김앤장과 공동대리인으로 소송에 뛰어들었다. 박 후보는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준비서면 등을 제출하지 않다가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후인 2005년 10월 13일에야 보충서면을 한 차례 제출한 뒤 5일 뒤인 18일 사임했다. 김앤장과 박 변호사가 연합해 킴벌리를 변호했지만 그해 11월 항소심에선 1심을 뒤집고 LG 측이 승소했고, 2008년 2월 대법원이 원고(킴벌리) 패소 원심을 확정지었다.

박 후보는 이 소송에 참여할 당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함께 국세청 세정혁신추진위원장,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2003년 10월 출범한 사법개혁위원회는 △대법원의 구성과 법관 선발 △로스쿨과 사법시험 제도 개선 △참심과 배심제 등 국민의 사법참여 방안 등 노무현 정부의 사법제도 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박 후보는 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으로부터 돈을 기부받아 아름다운재단에 기금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은 2004년 아름다운재단에 농어촌 청소년들의 온라인교육 지원을 위해 5000만 원의 기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아름다운재단은 ‘EG기금’을 만들어 EG가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돈을 사용해 왔다. 이 기금은 2006년 말 8000만 원까지 적립됐다가 올해 8월 현재 1317만 원가량 남아 있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21일 “박 후보는 작년 시민단체 행사에서 애국가도 안 틀고 민중의례를 했다고 한다”며 “서울시 모든 행사에서 애국가와 태극기가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공격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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