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돈이 잘못 입금됐는데”… ‘신종 보이스피싱’ 2가지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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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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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종 보이스피싱’ 사례 일부 캡처.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종 보이스피싱’ 사례 일부 캡처.
“통장에 돈이 잘못 들어갔을 겁니다. 그것좀 다시 입금 부탁 드릴께요”
“○○○님 명의 통장의 불법자금 입출금 부분을 조사할 것이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조치 하겠습니다”

최근 위와 같은 두 종류의 전화를 받아 피해를 입었다면 모두 ‘신종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이다.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 범죄자들도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터라 깜빡하면 쉽게 당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통장에 잘못 입금된 돈은 대출받은 내 돈?

A 씨는 한가한 오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저 OOO데요. 제가 계좌이체를 해야하는데 계좌를 잘못 찍어서요. 이체가 잘못됐는데 다시 좀 보내주시겠어요?”. 확인해보니 진짜로 돈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딱하게 여긴 A 씨는 상대방이 불러준 계좌로 생각없이 돈을 입금해 줬다.

하지만 A 씨는 한달쯤 뒤 통장에서 이자가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대출도 받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 연유일까?

범죄자는 최근 이름, 휴대전화, 주민번호 등 구체적인 신원 정보를 이용해 사설 대부업체들로부터 돈을 받고 그것을 잘못 입금된 것으로 꾸민 것이다. 그것을 확인할 길이 없는 A 씨는 잘못 입금된 돈인줄로만 알고 부쳐준 것이고 범죄자는 그것을 인출해 달아난 것.

이 경우는 사설 대출기관의 소액대출을 이용한 방식이다.

한 사설 대출기관의 관계자는 도깨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액대출의 경우 주민번호와 이름만 가지고 가능하다”면서 “은행 계좌까지 정보가 유출됐다면 무심코 당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소액대출의 경우 50~100만 원까지는 쉽게 승인이 날 수 있어 관련 기관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내가 국제금융사기단을 도와줬다고?

B 씨는 오전 일찍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 경사 OOO 입니다”
당연히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B 씨는 이내 표정이 어두워지고 심각해졌다.

국제금융사기단이 적발됐는데 수백 개의 신용카드와 대포통장이 압수됐고 그 중 몇 개가 B 씨의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게다가 상대방이 주민번호와 이름, 휴대전화번호 등 모든 것을 알고 있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더구나 B 씨는 상대방이 피해자라는 설득과 함께 녹취하겠다는 말에 수사에 도움을 줘야 겠다는 생각을 먼저하게 됐다.

그리고 상대방이 경찰청 사이트에 들어가 하라는대로 했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B 씨는 경찰청이 운영하는 사이버범죄 예방 정보 알리미 ‘넷두루미’ 사이트에 접속한 후 기겁을 하게 됐다.

이것도 전부 보이스피싱이었던 것.
넷두루미에 올라온 보이스피싱 주의 안내문
넷두루미에 올라온 보이스피싱 주의 안내문
범죄자가 이야기한 경찰청 사이트는 유사하게 만들어 놓은 피싱 사이트였다. B 씨는 주민번호, 은행계좌번호, 카드번호를 요구해 그대로 쳤던 것이 화근이었다. 어차피 이미 상대방이 알고 있다고 판단했기에 그런 것이지만 후폭풍은 이미 닥쳐왔다.

범죄자들은 이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바꾸고 계좌의 돈을 몽땅 이체해 갔으며 카드 한도를 늘려 현금서비스까지 받아가 버렸다.

이렇듯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신종 보이스피싱 2가지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며 주의를 요하고 있다. 확실한 개인 정보를 이용한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사기 수법이 치밀해 세심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에서 대량으로 유출된 이름,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들이 그대로 떠돌면서 범죄자들도 그것을 단순하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소식을 들은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정말 머리들은 좋다. 저런 식으로 하면 깜빡 속을 수 밖에 없을 거 같다”면서 “수법이 너무 치밀해지고 있어 웬만한 의심으로는 막을 수 없을 정도니 큰일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not***’는 “최첨단 사기수법이니 우리도 머리를 최첨단으로 만들지 않으면 당하게 된다”면서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눈 앞에서 코 베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모르는 전화는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관계 기관에 확인을 먼저 하는 것이 방법이다”면서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정보를 공유하는 수밖에 없다”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포털사이트의 상세한 개인정보 유출 후 신용카드를 만들어 사고가 난 사례가 있고, 아울러 추석 전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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