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젊음을 입혀라… 식음료업계 리뉴얼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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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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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끼고 샌들 신은 코카콜라…

코카콜라 서머 패키지, CJ제일제당 ‘컨디션 헛개수’, 매일유업 카페라떼(왼쪽부터 시계방향)
코카콜라 서머 패키지, CJ제일제당 ‘컨디션 헛개수’, 매일유업 카페라떼(왼쪽부터 시계방향)
《 “‘뻔’하면 죽고, ‘펀(fun)’하면 산다.” 최근 각 식음료 업체를 대표하는 상품들이 속속 제품 패키지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의 포장이나 디자인을 바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젊은 느낌을 내기 위한 전략이다. 새 디자인들은 특히 젊은 고객들을 타깃으로 ‘펀’ 코드를 접목해 눈길을 끈다. 》
코카콜라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 회사의 여름 캠페인인 ‘여름을 즐기자(Enjoy summer)’라는 슬로건에 맞게 서머 패키지 디자인을 여름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여름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인 선글라스와 플립플롭을 250mL 캔, 500mL 페트병, 1.5L 페트병 등 세 가지 용량의 제품 패키지에 접목했다. 이 가운데 선글라스 디자인은 권위 있는 패키지 디자인상인 ‘펜타어워즈’에서 플래티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코카콜라사의 사이다 브랜드 ‘스프라이트’ 역시 4월 표면이 보조개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고유의 ‘딤플(dimple)’에 세련된 그래픽을 덧입힌 새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다.

매일유업의 컵커피 브랜드 ‘카페라떼’ 역시 이달 1일부터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테이크아웃 커피 체인이 가세해 더욱 치열해진 커피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해 커피의 특징을 시각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제품별로 ‘아메리카노’의 컵 뚜껑에는 시원한 얼음을 새겨 넣었고 ‘시나몬 카푸치노’는 계피 가루를 뿌린 듯한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카라멜 마키아토’는 시럽을 격자무늬로 얹어 마치 커피전문점 음료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매일유업은 가공류 제품에도 최근 원료와 맛을 부각하는 새 패키지를 도입했다. 딸기, 바나나, 초콜릿, 커피 등 우유와 함께 가공한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는 의미의 ‘내추럴 테이스트’가 콘셉트. 원료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 과즙 함유량까지 패키지 전면에 기재한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도 지난달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헛개수’ 패키지를 리뉴얼하면서 더 젊고 밝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리뉴얼 날짜에 맞춰 방영을 시작한 TV CF 속에서 이 회사의 광고 모델인 탤런트 김성수와 오지호는 그룹 ‘노라조’의 음악에 맞춰 코믹 댄스를 추는 모습을 연출해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냈다. 회사 측은 여성과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패키지 리뉴얼과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리뉴얼 이후 한 달 매출이 10억 원대에서 20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주류 업계에서도 리뉴얼 바람이 한창이다. 롯데주류의 청주 브랜드 ‘청하’도 패키지를 바꿨다. 회사 측은 “1986년 출시돼 20년 넘게 저도주 시장을 이끌어 온 장수 브랜드이지만 신선하고 깔끔한 제품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 젊은 소비자 취향에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새 디자인은 라벨과 병뚜껑에 푸른색을 넣고 한글 로고를 확대해 전체적으로 시원하면서 깔끔한 이미지를 살렸다. 한자 로고를 딱딱한 정자체에서 귀여운 느낌을 내는 서체로 바꾼 것도 돋보인다. 4월 패키지를 바꾼 하이트맥주의 ‘에스(S)’는 일반 맥주에 비해 칼로리를 3분의 1가량 낮춰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반짝이는 은박 무늬를 덧대고 대문자 ‘S’자가 새겨진 로고와 라벨 디자인을 부드러운 느낌으로 바꿨다.

한편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출시 74주년을 맞아 7월 한 달간 트럭 이미지가 담긴 색다른 도넛 포장 상자와 머그컵을 선보인다. 1937년 미국에서 처음 문을 연 1호점의 도넛 판매에 사용된 트럭으로 ‘뿌리’를 생각하게 하는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도넛 12개 들이 ‘더즌’ 한 상자를 구입할 경우 트럭 이미지가 담긴 머그컵 2개 세트를 머그컵 1개 가격보다 싼 74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특별행사도 진행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체마다 회사를 대표하는 ‘효자’ 상품이 가져다주는 유무형적 가치가 상당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이를 장수 브랜드로 적극 관리하려는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차세대’ 소비자인 젊은층을 공략 포인트로 삼아 재밌고 친근한 이미지를 접목하는 패키지 리뉴얼은 앞으로 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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