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장규수 박사의 ‘스타시스템’]⑧스타의 수입은 얼마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7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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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들의 소득 발생 메커니즘은 어떻게 될까?
● 모든 스타가 다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겉모습을 지닌 스타란 모두가 고수익을 거두는 것 같지만 스타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하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스포츠동아 DB
화려한 겉모습을 지닌 스타란 모두가 고수익을 거두는 것 같지만 스타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하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스포츠동아 DB

십여 년간 방송·연예산업에 종사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타에 관한 질문을 자주 받아왔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질문 중 하나가 '스타는 돈을 많이 버는가?'라는 물음이다.

최근 배용준이 종합소득세 23억여 원 중 20억여 원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패소하였고, 지난 5년간 500억 원 이상 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연예인이란 직업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일까? 그리고 모든 스타는 다들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먼저 연예인이란 직업군의 특성에 관하여 알아보고 그들의 수입에 관하여 살펴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 연예인의 주수입원 1위는 바로 '출연료'

연예인은 연희(演戱)를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연예(演藝)를 실연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즉 대중 앞에서 음악, 무용, 연기, 마술, 쇼 따위를 공연하는 것은 둘 다 같으나, 연예는 대부분의 행위가 미디어를 통해서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연예인들의 수입은 대부분 영화, 드라마, 콘서트, 광고, 각종 이벤트 등에 출연하여 그 대가를 받는 '출연료'에서 발생한다.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할 때 편당 출연료를 받고, 가수는 음반을 출시하고 팔리면 그 수입의 일부분을 분배받게 된다.

그리고 코미디언이나 사회자(MC) 등도 다양한 방송이나 이벤트에 출연하고 출연료를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

이들은 일반적인 급여생활자와는 달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수입과 지출을 신고하고 정해진 세금, 즉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게 된다. 1년간의 총수입 중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에 대하여 정해진 세율에 따라서 다음해 5월에 납부하는 것이다.

즉 상식적인 얘기겠지만, 1200만 원 이상은 6%, 4600만 원 이하는 15%, 8800만 원 이하는 24% 그리고 8800만 원 초과는 35%에 해당하는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게 된다.

■ 연예인은 절대 수입이 많지 않다… 환상을 깨라

그럼, 연예인들은 돈을 많이 벌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오해를 하기 쉽다. 그들이 입는 옷, 타고 다니는 차, 살고 있는 집이 절대로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예인이란 직업군은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결코 수입이 많은 직업군이 아니다.

연예인의 출연료는 일부 스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디어 제작과 관련된 특정 인물들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책정된다. 방송출연료의 경우에 담당PD의 재량에 따라서 출연자의 경력과 나이 등을 기준으로 등급이 책정되고 각 방송사들의 내부 규정에 따른 출연료를 지급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예인들의 방송출연료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심지어 여러 명의 아이돌그룹의 음악프로그램 출연료가 회당 몇 만 원인 경우도 허다하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연예인들의 출연료 책정이 그들의 인기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서 인기가 높고 대중의 요구가 많은 연예인들은 미디어 제작에 참여할 때 높은 출연료를 요구할 수 있고, 일부의 스타들은 인기와 더불어 부를 축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연예활동으로 인한 수입 중에서 가장 단위금액이 큰 수입은 광고, 홍보 등의 제작물에 출연하는 대가로 받는 출연료, 즉 '전속모델료'다.

예를 들어, '대장금'이란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 이영애를 전속모델로 기용하여 광고나 홍보물을 제작하면 제품 또는 서비스의 판매가 높아지고,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높은 출연료를 지불하면서도 광고에 기용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논리는 경쟁사가 스타를 기용하여 광고를 하면 자사도 그 보다 높은 인지도의 스타를 기용하여 광고하게 된다. 즉 이러한 경쟁은 특정 스타들의 출연료를 더욱 높게 만들게 된다.

따라서 일부의 스타들은 실제 많은 돈을 벌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대중들은 이런 극소수의 사례에서 연예인들을 바라보게 된다.

■ 스타라고 모두 고수익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라도 모두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아니다.

대중에게 인지도를 얻으며 스타로 등극할 때, 그들은 각각의 이미지가 구축되는데 광고, 홍보, 마케팅에 활용되기 적합한 '이미지'를 갖춘 연예인들만이 기업에서 높은 출연료를 지불하면서 섭외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악역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급 배우는 그 이미지 때문에 대중적인 광고에 섭외되는 경우가 드물 것이다.

또한 스타로 등극하면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출연에 신중하면서 출연횟수가 줄어들기도 한다. 따라서 필자는 경제적으로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스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이나 대형 전자회사 그리고 이동통신사의 광고에 기용되는 연예인의 수는 아주 극소수다. 직접 세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1년에 히트곡을 탄생시키는 가수도 손에 꼽힌다. 배용준의 경우에는 영화, 드라마 등의 출연료 외에도 높은 광고출연료와 더불어 사진, 도서 등의 로열티의 수입이 있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인 것이다.

연예인은 자신을 꾸미고 관리하는데 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직업군이지만 현장에서 자비로 해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비용으로 인정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번 배용준의 사례도 그가 주장한 비용이 인정되지 못한 경우다.

과거에도 최진실 등의 소송으로 인해서 광고출연료를 사업 소득으로 간주하느냐, 사업 외 소득으로 간주하느냐에 대해 논란이 있었으나, 연예인의 주된 사업, 즉 영화, 방송 등의 출연 외에도 그에 따른 인기로 광고에 출연하고 발생하는 '모델료'도 사업소득으로 인정된 바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연예인이나 스타는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은 버려야 된다. 어느 직업이나 그 중에서 특히 뛰어나거나 경제적으로 보상을 많이 받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연예인들은 미디어를 통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는 특징 때문에 그들 중에서 특히 성공한 사례가 많이 알려질 뿐이다.

연예인 중에서 특별히 인기가 높은 '스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산물이며 희소성과 가치를 갖는 특징이 있다. 언론에서 어떤 스타가 수십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뉴스는 말 그대로 특별한 뉴스거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 두는 게 좋다. 절대 다수의 연예인들은 평범한 직장인들이 거두는 소득보다 훨씬 낮은 수입으로 살고 있다는 현실도 함께 말이다.

장규수 | 연예산업연구소 소장 gyus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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