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불안 여전… 토양부터 다이옥신 조사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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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캐럴 주변 수질 분석

한미공동조사단은 16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지역 지하수에서 다이옥신 등 고엽제 주성분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직 기지 내 조사가 진행 중인 데다 인근 하천수에서는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돼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 주민 불안은 여전


이날 오후 칠곡군청 강당에서 진행된 주민설명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고엽제 존재 여부가 중요한 상황에서 조사 순서가 잘못됐다” “토양조사부터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 등 불안감을 표출했다. 주민 김영구 씨(62)는 “수질조사 몇 군데 한 것으로 고엽제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냐”며 “가장 궁금한 것은 미군기지 안에 고엽제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 씨(56)는 “고엽제가 묻힌 것을 알려면 물보다 토양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통해 조사 부실을 지적했다.

녹색연합 등 80여 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주한미군 고엽제 대책회의는 “토양조사는 하지 않고 다이옥신이 검출될 리 없는 지하수부터 조사했다”며 “이번 중간조사 결과 발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캠프 캐럴 주변 토양과 하천 퇴적토를 채취해 분석했다”며 “토양조사는 수질보다 분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음 달 말에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기지 내부 조사 결과 나와야 안심


이번 조사는 캐럴 기지 주변의 지하수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변지역의 하천수와 지하수 중 주민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지하수이기 때문이다. 땅속 깊숙이 흐르는 지하수는 쓰레기 소각 등에서 유발되는 다이옥신에 오염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 번 오염되면 주민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조사단이 이날 밝힌 ‘캐럴 주변 지하수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다이옥신이 현대 과학의 정밀측정분석장비로 검출해낼 수 있는 한계치(L당 0.5pg)만큼도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환경전문가들은 향후 토양조사와 기지 내 조사 결과가 나와야 다이옥신 오염에서 안전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주로 토양에 잔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 장윤영 광운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지 내부에 다이옥신이 남아있어도 지하수에서 나오는 양은 미량일 수 있다”며 “캐럴 기지 내부 토양분석까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천수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이 △대기 이동 또는 기존 토양 축적과정에서 검출됐는지 △캐럴 기지 내 오염 때문인지 등은 추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지 내부 최종 조사결과는 다음 달 말 발표된다.

칠곡=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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