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현종아 미안”

“개막 2차전 3연속 볼넷 위기 미안하다”

KIA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윤)석민이가 참 잘 던졌는데…. 트레비스도 아깝고 말이야.”

KIA 조범현(사진) 감독은 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혀부터 끌끌 찼다.

개막 2연전에 내세웠던 원투 펀치가 모두 승수를 챙기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2일 개막전에서는 에이스 윤석민이 7.1이닝 8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트레비스도 승리 요건을 갖춘 채 8-2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역시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자칫 첫 경기의 불운이 두 투수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될 수밖에.

조 감독은 윤석민에 대해 “사실 승수라는 건 운이 많이 따라야 한다. 좋은 투수는 방어율이 낮은 투수 아닌가”라면서 “다행히 석민이도 이제는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지에 이른 것 같아 대견하다”고 제자를 위로했다.

또 “트레비스에게도 경기 후 찾아가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는데 이렇게 돼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그 친구도 ‘야구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안심했다.

물론 조 감독이 마지막으로 꼭 챙기고 싶었던 투수는 따로 있다. 3일 경기에서 3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다.

조 감독은 때마침 덕아웃으로 들어온 양현종에게 “그 날 스트레스 많이 받았냐. 16승 투수가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지?”라고 물었다. 당연히 양현종으로부터 “그렇습니다!”라고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고, 조 감독은 “그런 상황에 너를 내서 내가 미안하다”고 제자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