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사이드암 투수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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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7시 00분


임창용 강속구·정대현 싱커가 답!

볼 가벼워 밸런스 흔들리면 장타
박현준·김성배 빠른 스피드 강점
장신 이재곤 릴리스 포인트 유리
고창성·손영민은 기교·구속 겸비

SK 정대현, 야쿠르트 임창용. 스포츠동아DB
SK 정대현, 야쿠르트 임창용. 스포츠동아DB
“사이드암(언더) 투수들이여, 임창용 정대현에게 배워라!”

두산 김성배 고창성, LG 박현준, 롯데 이재곤, KIA 손영민 등 올 시즌 각 팀의 사이드암 투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박현준과 이재곤은 팀의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고, 김성배도 올 시즌 강력한 5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고창성과 유동훈, 임경완, 손영민 등은 팀의 필승계투조로 묵묵히 뛰고 있다.

그러나 한국야구에서 사이드암 투수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이드암은 정통파 투수에 비해 구속이 느리고 볼의 묵직함도 덜 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 장타를 자주 허용한다.

흔히 ‘지저분하다’고 표현하는 볼끝 무브먼트로 승부를 걸지만 타자들의 힘과 타격기술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1∼2이닝을 소화하는 계투는 많지만 사이드암 선발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사이드암(언더)은 구속이 빠른 야쿠르트 임창용파와 기교가 뛰어난 SK 정대현파로 나뉠 수 있다”며 “타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아주 빠른 공을 던지든지, 아니면 정대현처럼 기가 막힌 싱커를 던질 줄 알든지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3년간 96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은 강속구 사이드암 투수로 유명하다. 사이드암 자체가 변칙투구지만 그는 스리쿼터형으로도 투구폼을 바꿔 최고구속 160km까지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박현준과 김성배 등이 ‘임창용파’에 속한다.

지난해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된 박현준은 최고구속 147km(평균구속 145km)의 빠른 직구를 던진다. 김성배도 폼이 간결한 편에 속해 지저분한 볼보다는 빠르기(144km)로 승부하는 투수.

이 위원은 “박현준과 김성배가 임창용처럼 공으로 윽박지를 수 있다면 선발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특히 김성배는 지난해 장착한 변형체인지업도 위력적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물론 사이드암은 보통 구속이 아닌 구질로 타자와 싸운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싱커투수인 정대현이다.

사이드암 하면 곧바로 ‘싱커’가 떠오를 정도로 대표구종이지만 그처럼 ‘잘’ 던지는 선수는 드물다. 이 위원은 “이재곤 같은 선수가 정대현과 같은 기교파에 속한다”며 “지난해 이재곤이 선발로서 잘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190cm가 넘는 큰 키 덕분에 릴리스포인트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30cm 정도는 앞에 형성돼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타 구단의 정교한 전력분석을 뚫기 위해서는 투구시 문제점을 보완하고 주무기를 좀 더 정교하게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창성과 손영민은 기교와 스피드가 공존하는 경우다.

올해 KIA의 유력한 마무리 후보 손영민은 변화구 구사력도 있지만 좌타자 몸쪽으로 볼을 빠르게 던질 줄 안다. 고창성 역시 구속도 어느 정도 나오면서 볼끝 움직임이 좋아 팀의 필승계투조로 활약하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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