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부인-딸-며느리 2명 등 빈으로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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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외신 보도…오바마 “카다피 당장 권좌에서 떠나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6일 만장일치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그의 자녀 및 핵심 측근에 대해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하기로 결의했다. 또 리비아 정부가 시위진압을 위해 벌인 잔학행위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지와 유혈 진압 책임자에 대한 조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정식 회부했다.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ICC 회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뉴스 사이트 ‘워 인 이라크’(War In Iraq)는 26일 카다피 원수의 부인과 딸 아이샤, 아들 사디 및 한니발의 아내와 자녀들이 리비아를 탈출해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카다피의 가족 14명은 빈 임페리얼 호텔에 2주일 이상 투숙하겠다고 예약했다고 이 사이트는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 나라의 지도자가 권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오직 자국민들에 대한 광범위한 폭력이라면 이미 통치를 위한 정통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그는 당장 (권좌에서) 떠남으로써 조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카다피 원수의 사퇴를 정식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25일 리비아에서 잔류 미국인의 철수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트리폴리의 주리비아 미국대사관을 폐쇄하고 리비아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에 나섰다.

유엔 15개 안보리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결의안 1970호에는 카다피 원수의 아들과 딸, 이번 유혈진압 과정에 개입한 군과 정보기관 고위 관리 등 16명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와 카다피 원수 본인과 자녀 등 6명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가 포함됐다. 또 결의안은 15일 벵가지에서 첫 시위가 발생한 뒤 리비아에서 발생한 유혈진압 사태에 대해 ICC가 즉각 조사에 착수하도록 결정했다.

▼ 안보리, 카다피 자산동결-무기금수 ▼
유엔, 리비아 제재결의안 채택


지금까지 안보리가 ICC에 사건을 회부한 것은 수단 다르푸르 내전이 유일하다. ICC는 2009년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게 전쟁범죄와 반인도주의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번 결의에 따라 만들어진 제재위원회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명령을 내린 책임자나 항공기로 공중공격 등을 감행한 범죄 행위자를 찾아내 추가적인 제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한국 정부도 권해룡 주제네바 대표부 차석대사가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관련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회의에 참석해 “리비아 당국이 국제인권 규범을 준수하고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며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리비아 유혈사태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내놓은 첫 공식 견해다.

한편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는 카다피 정권의 붕괴 상황에 대비해 과도정부를 세우는 작업에 착수했다. 과도정부를 이끌 수반으로는 무자비한 폭력진압에 항의해 사퇴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추대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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