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발레, 詩품고 가을 속으로…장선희발레단, 시 8편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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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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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시를 노래한다. ‘시 읽는 시간’ 공연 중 시인 정호승 씨의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를 소재로 한 작품. 사진 제공 장선희발레단
발레가 시를 노래한다. ‘시 읽는 시간’ 공연 중 시인 정호승 씨의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를 소재로 한 작품. 사진 제공 장선희발레단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기형도, ‘빈집’)

시인 기형도의 ‘빈집’과 발레 ‘빈사의 백조’가 어우러지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선택의 가능성들’에 맞춰 발레리노 다섯 명의 춤이 펼쳐진다. 15,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장선희발레단 가을기획공연 ‘시 읽는 시간’이다.

이 공연에서는 모두 여덟 편의 시를 소재로 한 여덟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잘랄라딘 루미의 ‘봄의 정원으로 오라’를 소재로 한 ‘사랑의 정원으로 오라’가 첫 무대를 연 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안지은이 백조를 연기하는 ‘빈사의 백조’가 뒤를 잇는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과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진헌재, 민홍일, 이영도, 서동현이 출연해 샹송 ‘고엽’에 맞춰 춤을 추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김춘수의 ‘꽃’을 소재로 한 ‘하나의 몸짓, 하나의 의미’ 등도 공연된다.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중견시인 이문재 씨가 대본을 쓰고 뮤지컬 ‘남한산성’의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씨가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3중주도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 작품의 예술감독을 맡은 장선희 세종대 무용과 교수는 “관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진지한 시 가운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시도 넣었다. 각각 다른 작품이지만 여덟 작품 모두 ‘사랑’이라는 주제가 관통하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3만∼10만 원. 02-467-2394, 02-3408-3280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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