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틈새 앱’ 개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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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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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에게 필요한 앱 직접 만들어 사용 “향후 취업-창업 큰 도움”

서강대 재학생이 개발한 서강대 애플리케이션.
서강대 재학생이 개발한 서강대 애플리케이션.
“왜 우리 학교만 없지?”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권순형 씨(25)는 6월 앱스토어를 검색하다 서강대 정보가 담긴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권 씨는 “공대생으로서 왠지 자존심도 상하고,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어요. 앱 구상에 들어갔죠.” 먼저 학교 도서관 관계자에게 알리자 흔쾌히 정보를 공개해 주겠다고 했다. 곧바로 도서관 열람실 좌석 확인, 대출자료 연장 시스템을 스마트폰 앱에 담았다. 이렇게 만든 서강대 앱은 서강대생들의 필수 앱이 됐다.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만 명을 넘으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들거나 창업을 하려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동에 위치한 ‘T아카데미’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개발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는 곳이다. 일반인 과정과 전문가 양성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문가 양성반은 모두 19명. 이 중 14명이 대학생이다. 4.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미래의 앱 개발자들이다.

이곳에서 만난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이규원 씨(28)는 “스마트폰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교에서는 정규교육 과정에 앱 개발 관련 수업이 없었다”며 “처음에는 재미있을 것 같아 그냥 시작했지만 시장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T아카데미의 일반인 과정 62명 가운데 45명도 대학생이다. SK텔레콤 홍보팀 정우용 매니저는 “여름방학이라 특히 대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서강대 앱을 만든 권 씨는 “스마트폰이 나온 후 대부분의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앱 개발자를 뽑는다”며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진로가 밝아졌다”고 말했다.

포스텍(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박주환 씨(25)는 대학에서 주도하는 ‘모바일 캠퍼스를 지원하기 위한 자발적인 학생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공대생 20여 명이 모여 올 4월에 만들었다. 학교와 손잡고 학생들의 생활을 위한 앱과 학교 홍보 앱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만든 ‘포항버스’는 학생들과 외부 방문자가 학교를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앱이다.

박 씨는 “학교 모바일 캠퍼스 구축 담당 부서에서 동아리실과 컴퓨터를 지원해주고, 우리 아이디어에 필요한 정보 소스 등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학들이 주도적으로 학생들과 연계해 앱 개발을 돕거나 정규교육 과정을 늘리고 있다. 백석문화대는 인터넷정보학부에 스마트폰콘텐츠전공을 신설하고 2011년부터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청강문화산업대도 스마트폰 관련 학과를 만들어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내놓을 수 있는 ‘창조마당’을 정부와 대학 당국이 마련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혜인 인턴기자 서강대 화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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