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7월위기’ 고비 넘겨

동아닷컴 입력 2010-07-26 03:00수정 2010-07-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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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국 91개 은행 재무건전성 평가 7곳만 불합격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23일(현지 시간) 발표한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 20개국 91개 은행 가운데 규모가 작고 인지도도 낮은 7개 은행만 불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테스트 결과 발표에 앞서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제금융시장도 ‘7월 고비’는 넘겼다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다만 이번 테스트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고, 은행의 건전성이 확인됐더라도 유럽의 재정난은 여전하기 때문에 유럽 리스크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불안한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그리스 등 국가 부도위험 감소

앞으로 추가적인 경기침체가 닥치고 유럽 국채시장 환경이 악화돼 자금조달 사정이 나빠진다는 것을 전제로 치러진 이번 테스트에서 불합격한 곳은 스페인의 저축은행 5곳, 독일의 히포 리얼에스테이트, 그리스의 국영 농업은행 등 7곳이었다. 대부분 국제적으로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중소 은행들인 것으로 나타나자 국제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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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유로 환율은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미국 달러화 및 엔화 대비 소폭 강세를 띠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날보다 0.99% 오른 10,426.6으로 마감했다. 독일과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소폭 떨어졌다. CDS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부도 위험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이 이번 테스트에서 불합격한 7개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돈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독일의 히포 리얼에스테이트에 대해서만 국내 금융기관이 5000만 달러의 채권금액(익스포저)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채권도 원리금이 담보자산에 의해 모두 보장되는 커버드본드 투자금액으로서, 대외 익스포저 총액(525억 달러)의 0.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 그래도 남는 숙제들

이번 테스트 결과 발표가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를 달래준 측면은 있지만 완전한 회복 신호로 보긴 어렵다. 특히 테스트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CEBS와 각국 감독기관의 테스트가 엄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테스트 결과 7개 은행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규모는 35억 유로로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지나치게 적고, 향후 유럽의 은행들이 얻게 될 이익은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는 것. 이 때문에 다음 달 6일 CEBS가 공개할 상세 테스트 결과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테스트에서 유럽 은행들의 건전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유럽 각국이 처한 재정위기가 가시지 않는 것도 전문가들이 유럽 리스크에 대해 신중론을 고수하는 이유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은 유럽 각국이 재정준칙을 얼마나 제대로 준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재정적자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들이 어떤 정치적 타협을 이뤄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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