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학 가는 것보다 전공 잘 고르는게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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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해외유학 조언

“미국 대입을 앞두고 학교나 학원 모두 명문 대학에 가는 것만 강조했지 졸업 후 겪게 될 미국 사회 등에 대해서는 조언해준 적이 없어요.” 이번 조사에 응한 학생들은 고교 재학 시절 지나치게 대학 이름과 순위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전공이나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를 선택할 당시 전공이나 관심사보다는 학교의 ‘이름’을 보고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한 학부모는 “아들이 대원외고 졸업 후 미국 명문대에 진학하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 때문에 고생했다”며 “결국 최근 전공을 완전히 바꿔 대학원을 갔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학생들이 학교 명성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공부는 분명하게 정하지 못한다”며 “유학이 사실상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 갈림길인데 학교에서 입학생 수에만 신경을 쓴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 이름만 보고 진학을 하다 보니 중간에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한국에서 대학 갈 때도 미래의 직업까지 고려하면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유학원에서 학생들의 입학뿐 아니라 현지 취업까지 고려해가며 일일이 관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공이 개인의 만족도 문제를 떠나 현지 취업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학생들이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경험할 수 있는 ‘현장실습(OPT)’ 역시 전공과 연계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유학닷컴 조현욱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현지에 완전하게 적응한 경우가 아니면 성적이 좋더라도 언어나 문화적 이유 등으로 취업에서 밀릴 수 있다”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보기술(IT)이나 엔지니어링처럼 전문성 있는 전공분야도 괜찮다”고 말했다. 한미교육연맹 박재현 이사장은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 뒤 한국에 돌아와서 인턴십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현지에서 취업하려면 교수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아내는 적극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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