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스님 4천812명, 4대강 반대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8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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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중 한곳 시범시행해 영향 평가해야"

대한불교 조계종 스님 4812명이 정부의 4대강 개발사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승가단체와 불교시민단체, 불교환경단체가 참여하는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수스님 추모와 4대강 개발 중단 촉구를 위한 조계종 승려 4812인 생명평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한 유서를 남기고 5월31일 소신 입적한 문수스님을 추모하면서 정부를 향해 "지금이라도 생명 파괴를 염려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4대강 중 특정 구간 한 곳을 시범적으로 지정해 사업을 집행하고 영향을 면밀히 평가한 후 확산 여부를 결정하자는 국민 다수의 요구를, 최소한의 합리적 대안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현재의 4대강 개발을 비롯한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정책을 근절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노력해가겠다"고 밝혔다.

선언에는 조계종의 입법기구인 중앙종회의원 81명이 전원 서명했고 직할교구(본사 조계사) 소속 928명, 제12교구(본사 해인사) 소속 437명, 제15교구(본사 통도사)소속 405명 등 전국 교구별로도 고루 참여했다.

불교연대 측은 약 1만3000명인 조계종 스님 중 4812명이 시국선언에 동참한 것은 조계종단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며, 동참 의사를 밝힌 우편도 계속 도착하고 있어 총 서명 인원이 5000명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주에는 스님이 아닌 일반 불자들의 대규모 동참 선언이 발표될 예정이며, 17일에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추모제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계종단의 진보적 스님들은 물론 본사 주지 스님, 총무원 집행부장 스님 등 제도권과 재야스님들도 두루 참석했다.

참석 스님은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청화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 스님, 제8교구 본사 직지사 주지 성웅 스님, 송광사 율주 지현스님,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 스님, 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법인 스님,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대표 진오 스님, 불교미래사회연구소 소장 법안 스님 등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종교인도지원위원회가 연 4대강 찬성 기자회견에 조계종단 차원의 '문수스님소신공양추모위원회' 공동위원장이며 총무원 총무부장인 영담 스님과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이 참석한 데 대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조계종 스님의 과반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으며 찬성하는 목소리는 극소수"라고 주장했다.

한편, 천주교계에서는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가 5월10일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전국 사제·수도자 5005인의 선언문'을 발표한 이후 4대강 유역을 돌며 생명평화 미사를 지내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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