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일본의 ‘얼굴 감추기 문화’ 역사적-문화적 배경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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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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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탄생/무라사와 히로토 지음·송태욱 옮김/328쪽·1만5000원·너머북스

‘혼네(속내)와 다테마에(겉마음).’ 이처럼 일본 문화를 잘 상징하는 말도 없다. 일본인은 솔직한 감정이나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한서대 객원교수와 일본 오사카쇼인여대 교수를 지낸 저자가 이런 일본 문화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살폈다.

저자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문화를 ‘얼굴 감추기 문화’로 규정했다. 눈썹을 밀어버리고 나서 다시 검게 칠하는 ‘오하구로’ 화장법, 앞머리를 귀에 걸쳐 얼굴 노출을 줄이는 ‘미미하사미’ 등이 대표적이다. 외출할 때 홑옷을 뒤집어쓰거나 삿갓 주위에 천을 드리운 의복 문화도 있다. 이런 문화는 헤이안 시대에 시작해 에도 시대에 완성됐다고 말한다.

저자는 얼굴을 감추는 문화는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일본 남성들 사이에 ‘털이 없고 체취가 적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퍼져 피부관리실 등에서 무모화, 무취화 시도를 한 것이 이런 문화의 연장이라는 것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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