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 조원희, 수원 복귀 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4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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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에서 뛰던 조원희(27)가 친정팀 수원 삼성으로 복귀한다.

수원은 “2010년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취약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조원희를 1년간 조건 없이(무상) 임대하기로 위건과 합의했다”고 4일 발표했다. 작년 2월 위건과 2년 6개월 계약을 맺으며 한국인 6호 프리미어리거로 이름을 올렸던 조원희는 이로써 EPL 4경기 출전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1년 여 만에 K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조원희 컴백의 결정적 계기는 작년 11월 대표팀 유럽 원정이었다.

조원희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때 선발 출전했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전반 34분 만에 김두현과 교체 아웃됐다. 소속 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경기감각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실망한 허정무 감독은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으라”고 조언했고 평생의 숙원이던 월드컵 행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자 조원희도 부랴부랴 선발로 나설 수 있는 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이적불가를 표명했던 위건과 마르티네즈 감독 역시 조원희의 강력한 요구에 조건이 맞는 팀이 생기면 임대로 보내주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차 감독의 설득으로

그러나 처음부터 수원이 물망에 오른 건 아니었다. 당초 위건 측은 새 팀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이나 다른 유럽리그를 원했고 수원 역시 조원희 영입이 부담스런 측면이 있었다.

조원희는 작년 초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잔류를 원하는 수원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 떠났다. 당시는 이적료가 없는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조원희를 데려오려면 국내외 어느 구단이든 위건에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수원 입장에서 공짜로 보낸 선수를 돈 주고 사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푼 건 차범근 감독이었다. 차 감독은 팀에 조원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구단과 영입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를 마친 뒤 작년 말 독일로 출국했다.

독일과 유럽 등지에서 새 외국인 선수를 알아보는 동시에 수차례 전화통화로 조원희를 설득 했고 영국으로 가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 차 감독의 귀국 일정이 계속 늦어진 것도 이 때문. 조원희 역시 또 다른 모험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친정팀 유턴으로 마음을 돌렸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 조원희는 지난 달 31일 맨유전에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는데 여러 정황 상 당시는 이미 위건과 수원이 임대를 놓고 협의 중인 시점이었다. 결국 당시 깜짝 선발은 위건이 조원희에게 준 마지막 기회로 풀이할 수 있다.

조원희는 90분을 뛰었지만 마르티네즈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위건은 최종적으로 무상임대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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