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동환]태권도, 인류의 文化스포츠로 키워야

  • 입력 2009년 8월 19일 02시 55분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3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태권도를 2016년 하계올림픽의 정식 종목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1988년 가슴 뛰던 서울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첫 사자후를 외쳤던 태권도는 2000년(시드니) 2004년(아테네) 2008년(베이징) 올림픽에 이어서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뿌리를 내리게 됨으로써 세계적인 스포츠의 위상과 권위를 확고히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물론 8000만 지구인이 즐기는 스포츠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여준 낭보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듯이 유구한 역사를 지닌 태권도는 분명 세계무대를 향한 비룡(飛龍)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렇기에 자만과 상극이 아니라 겸손하게 하늘과 땅의 순리에 따르며, 서로 상생하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조화가 더욱 더 필요한 때이다. 태권도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태권도는 최근 5년여 동안 국제스포츠로서 눈부신 발전을 했다. 우선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심판선발과 교육을 강화하고 즉석 비디오 판독제를 도입하고 경기의 박진감을 위해 경기장 축소 및 차등 점수제를 도입했다.

태권도라는 종목을 보면서 지루함이 아니라 박진감을 느끼고 흥미를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또 세계 반 도핑 규약 및 연맹 윤리규정의 채택 등 태권도의 도덕적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둘째, 태권도는 세계인의 생활 스포츠로서 거듭나는 중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겨루기 위주의 태권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태권도 품새를 세계대회의 종목으로 승화시켰으며 소외 계층인 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이슬람 여성에게 경기 도중 히잡 착용을 공식 허용한 것과 같이 지역별 국가별 문화를 존중하여 태권도의 세계적 기준과 접목시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셋째, 태권도는 올림픽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견인차의 역할을 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태권도평화봉사단이 창설돼 지금까지 총 22개국에 107명이 파견돼 태권도 정신과 평화사상을 전파한다.

그리고 올해 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를 열어 태권도 수련생에게 올림픽 정신을 교육함으로써 차세대 성숙한 체육인으로 양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승패를 초월해 세계평화와 화합에 기여하고 인격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태권도가 한국의 대표적인 국가브랜드, 세계적인 명품브랜드가 되도록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국제적인 미디어 친화력을 좀 더 강화시켜야 한다. 이제 태권도는 명실상부하게 한류문화의 대표 주자이자 소프트파워의 효과적인 자원이기 때문이다.

하드파워에서는 세계 13위이지만 소프트파워에서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문화강국이 된다는 것이 결코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 태권도와 같은 소중한 자원을 장기적으로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된다.

회원국 수가 현재 189개국으로 국제스포츠연맹(IF) 가운데 10위권의 규모를 지닌 세계태권도연맹(WTF)은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총회를 개최한다. 1973년 설립된 WTF는 2013년에 인간으로 치면 이립(而立)을 넘어 불혹(不惑)의 나이에 접어든다. 태권도의 세계화 초석을 완성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태권도 백년대계를 다시 세울 중요한 시기이므로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태권도가 다이내믹한 인류의 문화스포츠로 거듭나도록 지혜와 용기를 모을 때이다.

김동환 한양대 생활체육과학대학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